홍콩 시위, '백색테러'에 더욱 격화…"억누를수록 더 저항"

뉴스1 제공 2019.10.20 20:40
글자크기

20주째 이어진 반정부 시위…경찰, 최루탄·물대포로 진압
렁궉홍 의원 "홍콩 당국이 시민들을 위법자로 만들어"

홍콩에서 20일 반(反)정부시위를 위해 수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 AFP=뉴스1홍콩에서 20일 반(反)정부시위를 위해 수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홍콩에서 경찰이 집회를 불허했음에도 20일 수만 명이 또다시 반(反)정부 시위를 벌였다. 최근 시위대를 향한 '백색테러'가 거세졌지만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민간인권전선이 이날 오후 1시30분 침사추이에서 행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시위 시작 30분 전부터 침사추이와 몽콩 등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복면금지법이 시행됐지만 많은 시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복면을 쓴 채 시위에 참가했다.



민간인권전선의 피고 찬(鄭皓桓) 부의장은 시위에 참가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나는 체포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시위를 포기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렁궉훙 의원은 경찰이 집회를 불허한 것에 대해 "기본권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홍콩 당국이 시민들에게 법을 어기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위에서도 은행과 상점, 지하철 역, 길거리에 있던 현금인출기 등은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에 "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즉시 해산할 것을 촉구했다. 침사추이와 몽콕 경찰서 등에서는 '해산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깃발이 게양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가 격화되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침사추이 경찰서 등에 화염병을 던지고 보도블록을 던지면서 맞섰다.


이날 시위로 몽콕역과 동침사추이역, 야우마따이역, 오스틴역, 침사추이역 등은 폐쇄돼 열차가 정차하지 않았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6월 시작된 이후 20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위를 더욱 격화시킨 것은 최근 시위대를 겨냥한 친중국 진영의 공격이었다.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는 지난 16일 괴한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했으며 전날(19일)에는 시위 전단지를 나눠주던 19세 남성이 21세 남성의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시위에 참가한 많은 시민들은 그러한 테러와 당국의 집회 불허에도 시위대는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석한 69세 노인은 "억압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저항한다"며 "경찰이 수만 명에 달하는 우리를 모두 체포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