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20일 반(反)정부시위를 위해 수만 명이 거리로 나섰다. © AFP=뉴스1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민간인권전선이 이날 오후 1시30분 침사추이에서 행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시위 시작 30분 전부터 침사추이와 몽콩 등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복면금지법이 시행됐지만 많은 시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복면을 쓴 채 시위에 참가했다.
집회에 참석한 렁궉훙 의원은 경찰이 집회를 불허한 것에 대해 "기본권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홍콩 당국이 시민들에게 법을 어기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에 "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즉시 해산할 것을 촉구했다. 침사추이와 몽콕 경찰서 등에서는 '해산하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깃발이 게양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가 격화되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침사추이 경찰서 등에 화염병을 던지고 보도블록을 던지면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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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로 몽콕역과 동침사추이역, 야우마따이역, 오스틴역, 침사추이역 등은 폐쇄돼 열차가 정차하지 않았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6월 시작된 이후 20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위를 더욱 격화시킨 것은 최근 시위대를 겨냥한 친중국 진영의 공격이었다.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는 지난 16일 괴한에게 쇠망치 공격을 당했으며 전날(19일)에는 시위 전단지를 나눠주던 19세 남성이 21세 남성의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시위에 참가한 많은 시민들은 그러한 테러와 당국의 집회 불허에도 시위대는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석한 69세 노인은 "억압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저항한다"며 "경찰이 수만 명에 달하는 우리를 모두 체포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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