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 장소 본인 골프장 골랐다 바꾼 이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10.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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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G7 정상회의 장소 '트럼프 내셔널 도럴'로 지정했다 철회

/사진=AFP/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개최지로 자신 소유의 리조트를 선택한 결정을 철회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단 논란이 거세지자 사흘 만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2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디어와 민주당의 광적이고 비합리적인 적대감으로 인해 우리는 더이상 2020년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개최지로 마이애미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을 고려치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캠프 데이비드'를 포함해 즉시 다른 장소들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및 가족들의 전용 별장으로 2012년 G8 정상회의가 열렸던 곳이다.

지난 17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브리핑을 통해 2020년 6월 10~12일 개최되는 G7 정상회의 개최지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클럽'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 등에서는 즉각 '대통령의 사익추구'란 비판이 쏟아졌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헌법은 대통령이 외국 정부로부터 어떤 선물이나 자금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 감시단체 '워싱턴의 책임성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gton)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에서 이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은 '엄청나게 부패한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골프클럽의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69% 감소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 이후 로이터에 따르면 멀베이니 실장 대행은 "(트럼프 내셔널 도럴을 사용하는 것이) 다른 시설보다 수백만달러 더 저렴하다"며 "G7 정상회의로 어떤 이윤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 할 문서 등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 사흘 만에 입장을 번복하면서 "(트럼프 내셔널 도럴은) 마이애미 국제공항과 가깝고 규모가 크며 거대한 볼룸, 미팅룸이 많기 때문에 G7 정상들을 초청하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했다"며 "(G7을 초청하는 데) 미국 정부가 드는 비용이 0인 것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나는 이윤을 남기지 않고 기꺼이 할 용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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