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카드'로 국정 반전노리는 文대통령…"공정도 숙제"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10.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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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군산형 일자리 등 고용 메시지 쏟아내…장기적으로 공정 가치 회복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 2019.10.18.  since1999@newsis.com【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 2019.10.18.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이슈'를 뒤로 하고 국정운영 동력 확보에 나선다. 우선 민생경제의 성과물 확보를 위해 주52시간제 보완책 마련, 군산형 등 상생형 일자리, 40대 등 세대별 일자리 대책 등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공정 가치' 회복의 타이밍 역시 재고 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0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반적으로 고용이 개선되는 추세 속 일자리 대책 마련 △오는 24일 군산형 일자리 협약식 체결 △11월까지 탄력근로제 입법 무산 시 주52시간제 보완책 발표 등의 계획을 언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이슈가 두 달 동안 이어지며 국정 지지도가 39%(한국갤럽 10월 3주차)까지 떨어진 가운데, 청와대가 민생 관련 메시지를 집중 밝힌 것이다. 국민의 실생활에 직결되는 '고용'이 국정의 반전 카드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국정 지지도와 관련해 겉으로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0%'가 심리적 마지노선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반전의 카드로 꼽아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북미 실무협상에서 막힌 답답한 상황이기 때문에 꺼낼 수 있는 카드도 한정적이다.



문 대통령의 최근 2주 연속 삼성과 현대차라는 대기업 사업장을 방문하며 '경제'에 힘을 줘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대통령의 일정이 민생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예정된 11월이 '외교 월간' 형식이 될 게 유력한 만큼, 민생경제 추진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광주를 시작으로 구미·대구·횡성을 거쳐 군산에서 상생형 일자리가 정착되는 점을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황 수석은 군산형 일자리에 중국 업체 위탁생산이 포함된 점을 언급하면서도 "생산하는 시점에서 60% 이상 국내 부품을 사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산 지역의 어려운 경제를 회생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50~299인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주52시간 시행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300인 이상 기업에 비해서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탄력근로제 입법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생산방식 개편 같은 것을 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보완 방안(계도기간 설정 등)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0대의 경우에는 인구 감소에 비해서 고용 감소가 더 커서 고용률이 떨어졌다"며 "지난 1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도 40대에 대한 추가적인 대책, 그와 관련된 고민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30대에 비해 문재인 정부 지지도가 많이 떨어진 세대인 40대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인일자리 증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상당히 빠르게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에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맞섰다.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정부의 당연한 일"이라며 고용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고용' 이라는 현실적인 대책 외에, '조국 이슈'로 타격을 받은 공정의 가치를 세우는 일에도 신경쓸 계획이다. 공정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가치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 승리도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오는 22일 문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이 성사될 경우, 이를 계기로 '공정' 메시지를 설파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공정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며 "내년까지 이어지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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