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3인터넷은행 '토스뱅크' 만들기?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10.21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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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마감됐다. 금융권에선 이미 토스뱅크의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당시 단 한 곳도 예비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다급해진 정부가 이번엔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내 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은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반대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입법이 지연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 특례법 제정에 힘을 실어줬다. 이 때문에 상반기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는 금융당국을 당혹스럽게 했다.

금융당국은 곧장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뀐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금융당국의 정성적 이슈'를 언급하며 인터넷은행·증권사 설립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불편해하면서도 내색하진 않았다. 인터넷은행 흥행을 위한 '최대어'인 토스의 이탈을 막기 위한 당국의 인내심으로 해석됐다. 나아가 당국은 토스를 비롯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희망기업들에게 종합 컨설팅 명목의 '족집게 과외'도 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토스는 당국이 원하는 모범답안에 맞춰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2곳과 손을 잡는 등 약점을 보완해 재수에 나섰다. 당국은 흥행실패 지적에 "될만한 곳이 왔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토스뱅크의 신청에 의미를 부여했다. 예비인가 심사의 '키'를 쥐고 있는 외부평가위원회를 대폭 교체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당국은 인가 전에는 모든 이슈를 다 해결해 줄 것처럼 했지만 그 뒤론 현안이 생기면 각 은행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숫자를 늘려 양적 경쟁을 유도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선배' 인터넷은행들의 오답노트까지 고려해 100년 이상 갈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가리기 위한 책임감 있는 심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기자수첩]제3인터넷은행 '토스뱅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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