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어수선함 없앤다... KEB하나은행 인사 앞당긴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9.10.21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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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내년 경영환경 선제적 대응

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KEB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KEB하나은행이 2020년 조직개편 및 인사를 빠르면 올해말에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내년 영업환경이 어려운 만큼 보통 때보다 앞당겨 인사를 단행해 연초 영업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부행장 등 임원 인사를 12월에 진행하고 지점장(부장)급 인사와 일반 직원 인사도 올해내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한달 가량 빠른 일정이다. KEB하나은행은 2019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지난해말에 진행했고 1월25일 지점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은행권은 연말연초에 임원 인사를 1월중 지점장, 일반 인사를 진행한다.

KEB하나은행이 인사를 앞당기는 건 연말연초 어수선한 분위기를 최소화하고 내년 영업에 빨리 나서기 위해서다. 보통 은행들은 11월까지 영업성과를 토대로 임직원 평가를 마무리한다. 이후 인사가 날때까지 조직은 어수선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지점장 교체 여부에 따라 지점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이에 따라 영업 일선의 어수선을 어떤 은행이 먼저 잡느냐에 따라 연초 영업성과가 달라진다. 은행권은 연초에 대출 등 영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한다. 연초에 대출액을 늘려놔야 연간 전체로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초반 성과는 더욱 중요하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올해 성장이 더딘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경쟁상황은 더욱 좋지 못하다. 가계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건 매우 어려워졌다. 올해말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시중은행이 가계대출을 늘리긴 더욱 어려워진다. 토스뱅크는 토스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신용대출 부문에 먼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2017년 7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가계대출을 11조3000억원을 늘렸다. 이는 5대 은행인 우리은행 12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개인 신용대출에 강점을 가진 한국씨티은행은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7000억원 줄었다.

인사 수요가 크지 않는 것도 인사를 빨리 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부행장들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진행해 인사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 영업에서 승부를 보면서 전열 정비를 빨리 하는 게 유리하다”며 “최근 들어 시중은행들이 연초 인사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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