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미중 무역분쟁, 올해 韓성장률 0.4%p 낮췄다"

머니투데이 워싱턴DC=안재용 기자 2019.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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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G20 참석 "미중분쟁 직접피해 0.2%p·세계경제 둔화 0.2%p"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 주요 이슈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 주요 이슈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G20 및 IMF·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이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한국 성장률 영향을 분석했다.



이 총재는 "양국간 관세부고가 우리 중간재 수출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고 이로 인한 미중의 내수 둔화로 또 한국 수출이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았다"며 "세계산업연관표(WIOD)를 이용해 시산한 결과 미중간 추가관세 인상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0.2%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경제가 둔화된 데 따른 효과도 나타났다고 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주체들의 관망행태가 늘어남에 따라 투자와 소비 등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이 둔화됐다"며 "한은 거시계량 모형(BOK12)를 이용해 추정한 결과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한국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시켰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미중 무역분쟁의 직접적 영향으로 0.2%포인트, 이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와 불확실성 확대로 0.2%포인트 하락해 총 0.4%포인트가 내렸다는 분석이다.

또 이 총재는 한국이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중국을 제외한 다른나라보다 큰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IMF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올해 성장률 하락폭을 중국 1%포인트, 미국 0.3%포인트, 유로지역(EU) 0.2%포인트로 추정했다"며 "미국과 중국 양 당사국 무역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 총 수출 중 40%가 미국과 중국에 관한 것"이라며 "중국이 약 26~27%, 미국이 10여%가 되는데 홍콩을 경우해서 중국까지 가는 것을 고려하면 그것보다 훨씬 많은 숫자"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성장률 0.4%포인트는 결코 작은게 아닌데 여기에 반도체 경기부진까지 가세했다"며 "올해 성장률 둔화는 대외요인 악화 탓이 큰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내년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가장 큰 한국경제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기도 대외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미중간 1단계 합의로 내년에는 좀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반도체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되지만 워낙 불확실성이 커,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중 분쟁이 악화되지 않더라도 이미 올린 관세가 한꺼번에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취한 조치는 상당기간, 내년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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