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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독자 NYT의 비결 "돈 주고 읽을 기사 써라"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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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급감 뒤 8년 만에 성공적 디지털 전환 … 오는 2025년 1000만명 유료 구독자 목표

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로고. /사진=AFP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로고. /사진=AFP






"나는 사실 '콘텐츠'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그건 페이스북에 올리는 쓰레기(junk)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저널리즘이다."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NYT) 발행인이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날린 일침이다. 올해 39살을 맞은 NYT의 5대 젊은 발행인 설즈버거는 2013년 '디지털 혁신'을 외쳤다. 그가 '혁신 보고서(Innovation Report)'를 쓸 당시만 해도 NYT의 상황은 암울했다. 매출과 발행 부수는 급감했고, 홈페이지 조회 수도 바닥을 쳤다. 디지털 광고는 들어오지 않았고, 2010년대 초반 여러 차례 거친 구조조정으로 사내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2011년 은퇴한 빌 켈러 편집장은 당시를 두고 "우울한 시기였다"고 전했다.





약 500만명 유료 구독자의 비결, "돈 내고 볼 만한 기사 써라"






그러나 8년 만에 NYT는 디지털로의 전환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강자가 됐다. 현재 NYT의 온라인 구독자 수는 무려 470만명에 달한다. 이는 지면 발행 부수 시절의 최대 구독자 수보다 3배 이상 많다. 타임지는 NYT의 목표가 "그리 먼일 같지는 않아 보인다"며 구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수년 만에 NYT가 성공적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 비결은 무엇인지 타임지가 지난 10일 설즈버거 발행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가장 먼저 설즈버거 발행인은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 저널리즘을 생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2면에 걸친 삽화나 그래픽·효율적인 기사 배치 등을 통해 지면 신문에 특화돼온 NYT였지만, 온라인에서는 달랐다. 독자들이 정보를 무료로 얻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2011년 NYT는 첫 20개 기사(현재는 10개)를 무료로 보도록 제공한 뒤 이후는 요금을 지불하도록 책정했다. 설즈버거 발행인의 사촌이자 NYT의 자회사인 가전제품 전문매체 와이어커터의 데이비드 펄피치 회장은 "이는 큰 도박이나 다름없었다"고 회상했다.

NYT는 속보 중심의 언론은 아니다. 그러나 매일 탐사보도·심층취재 등을 통해 공들인 기사를 쏟아낸다. 이미지, 비디오, 그래픽 등 기사의 내용 이해를 도울만한 다채로운 시각효과는 덤이다. 일례로 타임지는 지난해 5월 NYT가 게재한 미국 뉴욕의 택시기사 연쇄 자살 관련 기사를 들었다. 브라이언 로젠탈 기자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서만 450명과 인터뷰했다고 털어놓았다.



뉴스와 SNS 구분짓는 것은 '책임'… 편집국에 대한 존중은 덤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 /사진=뉴욕타임스 캡쳐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 /사진=뉴욕타임스 캡쳐
양질의 기사에 독자들은 응했다. 타블로이드 가판대에서 파는 일요일자 신문은 단돈 6달러(약 7100원)에 불과하지만, NYT의 일간 구독료를 1년 단위로 계산하면 1000달러(118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470만 명이라는 구독자 수는 NYT 기사가 지닌 저력을 증명한다. 타임지는 뉴스와 SNS 등 인터넷 게시물을 구분 짓는 것은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지는 "전문 뉴스 기관은 편향이나 실수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정치에 관심 많은 친척 어른이나 사이트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분노를 조장하는 인터넷 알고리즘과는 달리 발행한 기사에 대한 책임을 지닌다"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이와 같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편집국 인력에 대한 존중 또한 NYT의 부흥을 끌어냈다. 타임지에 따르면 아무리 재정이 어려울 때도 NYT의 편집국 기자 숫자는 1100명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불가피하게 인력 감축을 할 때도 우수 인력을 끌어오는 데는 예산을 썼다. 대신 NYT는 다른 부문을 축소하면서 현금을 마련했다. TV·라디오방송국, 보스턴글로브 등 자회사 신문, 유명 이탈리아 건축가가 지은 52층짜리 신규 본부 건물 등을 팔았다. 설즈버거 발행인은 "이곳을 지키기 위한 가장 용감하고 중요한 움직임은 편집국을 가장 최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최근 성추행 의혹 보도 뭇매 맞기도…트럼프 "문 닫아라" 맹비난


그러나 NYT라고 해서 비판에서 자유로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달 14일 NYT는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기사 초판에서 '피해 당사자 여성이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내용을 누락해 신빙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NYT를 견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NYT는 문을 닫아야 한다"며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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