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 사랑은 아이가 사춘기를 겪으며 삐걱대기 시작됐다. 머리가 커버린 아이는 더 이상 부모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학교생활과 공부에 소홀해지며 게임에 빠졌다. 내가 생각했던 성공 경로를 따르지 않는 아이를 바라보며 ‘도대체 뭐가 문제지?’란 질문을 수없이 던졌다.
워치츠키는 세상 성공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지만 그의 세 딸은 모두 성공했다. 첫째 수전은 유튜브 CEO(최고경영자)이고 둘째 재닛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소아과 교수다. 막내 앤은 유전자 검사기업 23앤드미(23andMe)의 창업자 겸 CEO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성공, 즉 돈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믿고 돈을 쫓으며 살게 된다. 부자가 돼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사는 것, 해변에 누워 여유를 즐기고 값비싼 식사를 하는 것, 이런 생활이 성공이고 행복이란 인식을 갖게 된다.
워치츠키는 돈과 개인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이런 세상 가치관이 틀렸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을 이기적으로 만들고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 온갖 쾌락에 중독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더 나아가 이런 세상 가치관의 끝에는 외로움과 허무함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평생 먹고 살 돈이 있어도 주위에 믿을만한 사람이 없고 사랑하고 사랑해줄 사람이 없어 외롭다. 오로지 나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살았는데 그 어떤 쾌락도 익숙해지면 재미가 없어지니 허무해진다.
2. 헌신과 목적이 중요하다=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돈과 물질을 쫓는 세상 성공이 아니라 헌신과 목적이다.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헌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 헌신을 하는 것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 사회에 혜택이 되는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사람들은 가장 큰 행복감과 충족감을 느낀다.
3. 개인의 성공보다 공동체가 우선이다=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고리타분해 보인다. 하지만 워치츠키는 아이들이 개인의 성공보다 공동체의 성공을 우선하도록 가르치라고 조언한다. 공동체를 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개인에게도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성공이 곧 개인의 성공이 된다.
반면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은 공동체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면 궁극적으로 공동체에 속한 개인에게도 불이익이 돌아온다.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된다. 2016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원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과 비교해 24~34세 때 탈선 행위를 하거나 불법을 저질러 구속되는 경우가 현저히 낮았다.
4. 좋은 태도를 갖는 것부터 시작하라=사회에 헌신하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공동체를 우선하며 사는 삶은 멋있게 들리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막막하게 느껴진다.
이에 대해 워치츠키는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사는 것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좋은 태도를 갖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올바른 태도를 갖고 공동의 선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러면 돈을 향하던 인생의 방향이 사람들로 바뀌게 된다.
5. 말로 가르치지 말고 삶으로 보여라=“너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인생의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고 이 사회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하는 삶을 살아라” 같은 가르침은 말로 해봤자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나의 이익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반면 공동체를 위한 헌신은 내게 주는 혜택이 단기간에 체감되기 어려워서다.
이 때문에 워치츠키는 말로 가르치지 말고 몸으로 보이라고 강조한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려면 부모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 워치츠키는 남을 도움으로 인해 성취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아이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