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흡연실 설치해도 간접흡연 가능성 높아"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10.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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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PC방 간접흡연 환경지표 농도 높아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에서 근무하는 비흡연 종사자 198명의 소변에서 코티닌을 측정한 결과/사진=질병관리본부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에서 근무하는 비흡연 종사자 198명의 소변에서 코티닌을 측정한 결과/사진=질병관리본부


실내 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에서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다중이용시설의 간접흡연 노출수준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 수도권 및 경북‧대구지역의 12개 업종, 1206업소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흡연실 설치율은 PC방 94.8%, 당구장 87%, 볼링장 83%, 스크린골프장 60%를 기록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에 따르면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은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하지만 이 경우 흡연자를 위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 100개소를 추출해 실내 초미세먼지(PM2.5)농도와 간접흡연 관련 환경지표인 NNK 농도를 측정했다. 금연구역 내 간접흡연 가능성을 측정한 결과 수도권 PC방 23개소 중 5개소(21.7%)는 초미세먼지(PM2.5) 실내공기질 유지기준(50 µg/m3 이하)을 초과했다. 평균 농도는 52.1±45.8 µg/m3, 최대 농도는 188.3 µg/m3을 기록했다.

실내 표면 NNK농도는 당구장이 평균 1374±3178 pg/mg, 스크린운동장이 평균 842±1224 pg/mg, PC방이 평균 408±391 pg/mg으로 카페(평균 167±151 pg/mg) 등 다른 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실내흡연실이 설치된 공중이용시설 간접흡연 노출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비흡연 종사자 198명의 소변 내 코티닌과 NNAL 농도를 통해 분석했다. 코티닌은 담배 주요성분인 니코틴의 대사산물이고, NNAL은 담배 내 발암물질인 NNK의 대사산물이다.

실내흡연실 설치 시설 종사자 155명의 코티닌과 NNAL 평균 측정값은 각각 1.79ng/mL과 평균 2.07pg/mL으로 전면 금연시설 종사자 43명의 코티닌 평균 측정값에 비해 약 2.4배, NNAL 평균 측정값에 비해 약 1.9 높았다. 특히 일부 비흡연 종사자의 경우 흡연자에 가까운 수준의 코티닌 최대값 21.40ng/mL와 NNAL 최대값 12.90pg/mL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공중이용시설 내 실내흡연실 설치‧운영으로 이용객과 종사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특히 청소년과 가족단위 이용이 많은 여가시설인 만큼 흡연실 설치‧운영 기준 준수와 금연구역에 대한 철저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20일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단계적으로 모든 공중이용시설 실내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2025년부터 실내흡연실 폐쇄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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