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조국, 위로한다… 과거 내 처지와 겹쳐보여"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10.16 08:05
글자크기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2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2/뉴스1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2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2/뉴스1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탁 자문위원은 15일 밤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전 장관이 과도한 비판을 받아왔다며 상처받은 그를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감히 비할 수 없는 크기였겠지만 조 전 장관을 보며 내 지난 처지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들은 근엄하게, 천박하게, 그리고 아주 비겁하게 나를 때렸다. 나는 사과했지만, 애초에 사과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결국 그들이 요구하던 나의 사과는 사퇴를 끌어내는 과정에 불과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파적 의도를 가지고 그를 공격한 이들이 많았다며 이를 비판했다. 탁 자문위원은 "그들은 정파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도적으로, 오독했다"며 "저열한 기자들의 편집된 문장들과 기사들에 대해 항의 하는 것은 무의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나는 누군가의 흥밋거리였고, 씹기 좋은 안줏거리였고, 반드시 꺾여야하는 무엇이었고, 쓰러져야만 하는 대상이 됐다"며 "어떤 자들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 자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어떤자들은 시기와 질투로, 그리고 또 어떤자들은 그냥 내가 싫어서"라고 덧붙였다.
/사진=탁현민 페이스북/사진=탁현민 페이스북
그는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나는 어떤 방법으로든 비난하고 공격하고 찢어발기고 헤집어 놓을 수 있는 야만을 알았다"면서 "그 야만의 끝에서 나는 그들에게 사람이 아니라 그저 무너뜨려야할 상징이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상징이 아니라 사람이다"라고 선언했다.

탁 자문위원은 우리 모두는 사람이고, 조 전 장관이나 그의 가족들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나는 그 사람의 상처를 위로하고 싶다. 오랜시간 오랫동안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이제 교수로 돌아갔다"며 "이 사실이 누구에게는 정치적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정파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사람들에게 도구로서의 그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그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7년 탁 자문위원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발탁된 뒤 과거 저서 '남자마음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등에 담긴 구절로 인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직을 자진해서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사퇴는 '조국 사태'가 촉발되며 가족이 연달아 검찰 수사를 받는 중 결정됐다.

그는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고, 특히 젊은이들을 상처받게 했다"며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