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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드럭]싼맛에 약 해외직구 했더니 병만 더 키웠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9.10.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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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구입한 C형간염치료제. /사진=환자 커뮤니티 캡처방글라데시에서 구입한 C형간염치료제. /사진=환자 커뮤니티 캡처




#A씨는 탈모로 병원을 다니며 탈모약(피나스테리드)을 복용해왔다. 하지만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탈모치료제의 비싼 약값에 인도 등 가격이 싼 나라에서 해외직구(직접구매)로 약을 구입했다. 그러나 해외직구로 산 탈모약을 복용 후 탈모가 더 심해지고 만성피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기존에 처방받던 탈모약을 다시 복용하기로 했다.

최근 의류, 침구류,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해외직구’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해외직구를 하면 동일한 제품의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하고,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품목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심지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까지 해외직구 하는 사례도 많다. 처방전 없이 해외 사이트 등에서 전문의약품을 주문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환자들이 국내에서 허가가 되지 않아서,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해서, 가격이 저렴해서 등의 이유로 해외직구를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해외직구 의약품 대부분이 불법 의약품이거나 성분·함량 등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해외 불법사이트 및 구매대행 사이트(15곳)를 통해 전문의약품 30개를 주문해본 결과 10개 제품은 첨부 문서가 동봉돼 있지 않았다. 또 14개 제품은 의약품을 육안식별 가능하도록 각인해놓은 식별표시가 없었으며, 6개 제품은 원 포장과 달랐다.


해외직구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해외 불법사이트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하는 방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해외직구 위험성을 강조하고 관련 단속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부 환자들은 국내보다 저렴한 의약품을 사기 위해 현지 제약사에 전화를 하거나 메일을 보내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불법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의약품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제약사에서 직접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안전성은 담보할 수 없다. 실제로 품질관리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비아그라 복제약이 출시했지만, 성분·함량이 고르지 못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효성분을 적정량 이상 과다 섭취하면 치명적인 부작용 위험에 빠질 수 있다. 2008년 싱가포르에서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고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식약처가 2017년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의약품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모든 제품이 ‘가짜’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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