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위 쓰레기 670만톤... 항공사 '기내식'과의 전쟁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10.1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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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한번 타면 승객 1인당 쓰레기 1.36kg 배출...각국 식품 규제 및 신선도 유지위해 기내식 쓰레기 제일 많아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일회용 헤드폰부터, 칫솔, 기내식까지. 비행기를 한번 탈 때마다 승객 한명이 버리는 쓰레기는 약 1.36kg에 달한다. 이렇게 연간 하늘 위에서 쌓인 쓰레기만 670만톤에 달하면서 전세계 항공사들이 '기내식'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전세계 300여개 항공사가 가입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늘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총 670만톤에 달했다. 2016년 520만톤에 비하면 2년간 150만톤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하늘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기내식이다. 비행기에선 음식물 관련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여러 국가의 식품 규제와 폐기 규정 등을 충족해야 하고, 장시간 비행이 많은 만큼 음식물 신선도와 위생관리를 위해 대부분 개별 포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내식이 전체 쓰레기의 33%를, 28%는 종이류, 12%는 플라스틱 쓰레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IATA는 향후 10년안에 쓰레기가 2배 증가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등장으로 여행 문턱이 낮아지면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인구가 증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전세계 항공사들이 쓰레기 줄이기에 돌입했다고 NYT는 전했다. 알래스카항공은 내년까지 쓰레기 70%를, 라이언에어는 2023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아예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에어프랑스는 올해말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 등 2억1000만톤가량을 친환경 재질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호주 콴타스항공이 내년까진 일회용 플라스틱 1억톤을 줄이고, 내후년까진 쓰레기를 75% 줄이겠다고 했고, 한달뒤엔 유나이티트항공이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항공편에 100% 친환경 용기로 제작한 기내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IATA는 하늘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항공사 뿐만 아니라 국가간 협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도착하는 국가의 규제를 따르게 돼있는데, 유럽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자국 농업 보호를 이유로, 손 한번 대지 않은채 그대로 포장된 음식물이나 음료를 그대로 폐기처분하도록 강제한다. IATA는 이 문제만 해결해도 기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쓰레기의 20%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여기에 유럽연합(EU)이 2021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모두 퇴출하겠다고 밝혔는데, 남은 기한내 항공사들만의 노력만으로는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친환경으로 대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비행기 이용 승객수를 줄이자는 주장도 내놓는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한 영국의 기후변화위원회(CCC)는 지난 13일 사람들이 비행기를 더 이용하도록 유인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없애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CCC는 영국인구의 15%가 전체 항공기 이용의 70%나 차지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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