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중단한 라임펀드, '메자닌' 투자손실 얼마길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0.1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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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등 코스닥 업체 CB에 수백억 투자…주가 부진 등으로 손실 우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라임자산운용이 85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를 일시 중단한 이유 중 하나는 '메자닌'에서의 손실 가능성 때문이다. 메자닌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과 채권 중간 성격의 투자상품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 우려가 커졌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의 주가 하락이 지속되거나 부실이 가속화 할 경우 메자닌에서 수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 중 메자닌 펀드는 18개 2191억원 규모다. 메자닌은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갖고 있는 채권인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낮아지면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현재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 중 메자닌 손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가 코스닥 상장사 리드 (38원 ▼51 -57.3%)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1일 리드의 CB 51억원 어치(355만주)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 14.17%로 최대주주가 됐다.

주당 전환가액은 1436원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전환가액보다 약 40% 낮은 898원이다. 현재 가격으로 매도할 경우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투자금 51억원 중 약 32억원 정도다. 약 20억원 손실이 났다. 아직 전환한 주식을 매도하지 않아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가가 전환가액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자금 회수는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용 장비 제조·판매 업체 리드는 지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올해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해 말 1만1300원이던 주가는 현재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문제는 리드의 전·현직 경영진이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박모 리드 부회장 등을 횡령 혐의로 구속 수사하고 있는데, 회사가 기소내용을 확인 후 횡령 사실을 공시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고 주권 거래는 정지된다.

거래가 정지될 경우 라임자산운용이 주식으로 전환한 자금은 물론 아직 보유 중인 CB 98억원 어치에 대한 회수도 불투명해진다.


라임자산운용은 리드 외에도 에스모 머티리얼즈 (120원 ▼70 -36.84%), 슈펙스비앤피 (162원 ▼6 -3.6%), SG (1,532원 ▼23 -1.48%), 대화제약 (11,260원 ▲150 +1.35%), 젬백스 (11,120원 ▲40 +0.36%), 한류타임즈 (101원 ▼93 -47.94%) 등 코스닥 업체의 CB를 다수 보유 중인데, 대부분 현재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낮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손실이 나는 상황이다.

지난 8월에는 SG의 CB 20억원 어치를 1주당 3515원으로 주식 전환했는데 지난달 2400~2700원대로 매도하면서 약 5억원의 손실을 봤다.

약 500억원 어치를 보유 중인 에스모 머티리얼즈의 CB는 전환가액이 5090원인데 현재 주가는 이보다 한참 낮은 1810원이다. 한류타임즈 CB는 약 20억원 어치 보유 중인데, 한류타임즈는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주식 전환이 아니면 조기상환 청구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금이 부족한 코스닥 기업일 경우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CB 장외 매도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코스닥 업체의 CB를 살만한 수요가 적다는 점에서 이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라임자산운용이 메자닌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며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가 얼마나 오르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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