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3조 투자에도 OLED 관련株가 웃지 못한 이유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10.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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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시장 기대치보다 적은 액수, 긴 기간에 실망…중·장기적 수혜볼 것"

삼성 13조 투자에도 OLED 관련株가 웃지 못한 이유


삼성이 퀀텀닷(QD) 기술 기반의 디스플레이 사업에 2025년까지 13조원이 넘는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의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관련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소재·장비 관련 종목인 덕산네오룩스 (37,400원 ▼50 -0.13%), 원익IPS (3,620원 ▲40 +1.12%)는 지난 10일 삼성의 발표 뒤부터 전 거래일인 지난 14일까지 주가가 1% 안팎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스에프에이 (25,350원 ▲400 +1.60%), AP시스템 (7,280원 ▲220 +3.12%) 등도 소폭 하락했다. 이들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삼성 발표가 있던 지난 10일 주가가 2~6% 떨어졌다.

삼성의 투자 발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대형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개발에 투자를 할 것이며 투자 액수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퀀텀닷은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반도체 결정을 뜻한다.



그러나 실제 발표 이후 액수와 기간 면에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왔다. 13조1000억원의 투자액이 예상보다 적고, 투자 기간을 2025년까지로 못박으면서 관련 종목들의 수주 성과가 단기적으로 가시화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앞서서도 OLED 관련 종목들은 삼성의 투자 계획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OLED 관련주들은 올해 초부터 삼성의 대규모 투자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 5월 삼성이 당분간 QD-OLED TV를 양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락했다. 업계의 '큰손'인 삼성의 투자가 실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의 투자 발표가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종목들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의 경쟁에 따라 장기적으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과 프리미엄 TV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OLED 투자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OLED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의 발표는 큰 그림에서 최소치만 반영하고 있으며 추가 투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OLED 관련 종목들의 하락은 일시적이며 조만간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QD-OLED 패널 양산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을 선도하려면 결국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일럿 생산이 계획보다 빠르게 성공하면 투자 규모는 증가하고 투자 기간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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