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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따뜻한 여성', 25년 설리의 삶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9.10.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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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씩씩하고 소신있었던 모습에 열광…"노브라가 어때서?" 당당히 말해, 인식 변화 이끌어





"앞으로 설리란 이름 앞에 '당당한 여성'이란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2월, 설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인터뷰 사진 속 설리는 때론 화사한 모습으로, 때론 도발적인 표정으로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그리고 14일, 설리는 25년이란 짧은 삶을 뒤로하고 저 멀리 떠났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수사 중이다.



원하는 수식어처럼 소신 있고 당당했던 삶




설리의 삶은 그가 원했던 것처럼 소신 있고 당당했다. 여느 여자 연예인들처럼 '공인'이란 이유로 마냥 숨죽이지 않았고, 애써 사과하지 않았으며, 힘들다고 피하지도 않았다. 어찌보면 쉽지 않은 길이었음에도, 설리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주관이 뚜렷했고, 행보는 자유분방했다. 그래서 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플루언서였다.

'노브라(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것)'가 대표적이었다. 연예인은 물론, 비연예인인 여성들조차 쉽게 실행하기 힘들건만 설리는 누구보다 당당히 행했다. "노브라가 어때서"라며 SNS에도 당당히 의견을 밝혔고, '악플의 밤' 프로그램에선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런 설리 덕분에 '노브라'에 대한 인식도 많이 환기됐다. 직장인 이모씨(37)는 "처음엔 왜 저러나 싶고 낯설었는데, 반복해서 보니 노브라를 보는 내 시선 자체가 덤덤해져가는 게 느껴졌다"며 "설리가 어느 여성들도 하기 힘든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4월11일 낙태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불합치 판결을 내렸을 땐 "영광스러운 날"이라고 SNS에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2019_4_11 낙태죄는 폐지된다'는 해시태그를 함께 걸었다. 소신 있고, 용기 있는 발언이었다.

실제 성격은 '배려심 있는 사람'




늘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지만, 설리와 가까운 이들은 그가 "배려심 있는 성격"이었다고 입을 모았었다.

설리 매니저는 그에 대해 "설리는 사려 깊고 생각이 많은 아이"라며 "알려진 것과 달리 배려심이 깊고 마음도 따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이 '빨리' 하는 시대에는 맞지 않는 캐릭터일 수도 있다"며 "답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배우 남경도 설리에 대해 "복숭아·공주님 이미지가 전혀 아니다. 성격이 꾸밈 없다"고 밝혔다.

설리 스스로도 "얼마 전 성격 테스트를 했는데, 소극적이라고 나왔다"며 "아마 여러분은 이해가 안 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뷔 14주년을 맞아 SNS에 올린 손편지에선 "저도 여러분께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모두에게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미우나 고우나 잘 부탁 드려요"라고 밝혔다.

또 지난 3월 SNS에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 아프지 말아요. 제가 다 아플게요"라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행보마다 쏟아진 '악플', "양면성 있게 살았다"
하지만 설리의 행보가 이목을 끌었던 만큼, 좋게만 비춰지진 않았다. 도넘은 악플과 무분별한 공격에 늘 시달렸었다.

'노브라'를 한 사진이 올라오거나, 파격적인 행보를 할 때마다 거의 모든 게 기사화됐다. 댓글엔 성희롱 등 악성 공격이 넘쳐났고, 그도 모자라 설리 SNS까지 찾아와 악플을 달았다.


이에 설리는 '가시밭길이더라도 자주적 사고를 하는 이의 길을 가십시오. 비판과 논란에 맞서서 당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십시오. '별난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는 것보다, 순종이란 오명에 무릎 꿇는 것을 더 두려워하십시오'란 토마스 J 왓슨의 글귀를 SNS에 올리기도 했다.

JTBC2 '악플의 밤'에선 "실제 내 생활은 구렁텅이인데 바깥에서는 밝은 척 하는 게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었다"며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둡다. 그냥 양면성 있게 살아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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