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최대 1.3조 환매중단…금감원, 조사 전방위 확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10.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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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전략 운용사 점검· TRS 계약 관련 증권사 검사 예고…TRS로 규모 벌린 사모 운용사도 점검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수익률 돌려막기, 부실 CB(전환사채) 파킹 거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대규모 환매 지연 사태를 맞으면서 금융당국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사 범위를 TRS(총수익스왑)계약을 맺은 증권사로 확대하는 한편, 유사 운용기법을 쓰는 운용사들도 들여다보는 등 보다 신중해진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0~11일 양일간 KB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자산운용검사국은 지난 8월부터 수익률 돌려막기, CB 거래 적절성 등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라임자산운용 검사를 실시해왔는데, 추가 자료 확보차원에서 라임운용과 TRS 계약을 대규모로 맺은 KB증권에 대해 검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이달 말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검사도 착수한다. 금감원은 올해 3번째 종합검사 대상으로 신한금융투자를 선정한 바 있는데, 종합검사를 하면서 라임운용 TRS계약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하면서 라임운용과의 TRS 계약 역시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KB증권은 자산운용검사국이 봤지만, 신한금융투자 검사는 금융투자검사국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운용과 유사한 전략을 써온 타 사모펀드 운용사 역시 금감원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감원은 최근 라임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금액이 수천억원대로 불어나자 라임운용에 '환매이행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비슷한 전략을 쓰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에 대한 유동성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첫 번째가 유동성 부족 탓이고, 두 번째는 TRS 거래를 통해 감당할 수 없는 만큼 판을 키운 것이 문제"라며 "메자닌 투자나 TRS 계약이 위법은 아니기 때문에 라임처럼 TRS 계약으로 규모를 벌린 회사들에 대해 리스트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금액이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감원 역시 검사 대상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판매사에 대한 불완전 판매 조사나 DLF(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때처럼 관련 부서가 합동 점검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DLF(파생결합펀드) 때처럼 판매사 잘못이 아니라 운용사가 운용을 잘못한 책임이 크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손실도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환매를 중단한 모펀드 3개(플루토-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의 운용 현황과 향후 환매 계획에 대해 밝혔다. 내년 연말까지는 70%까지 상환할 것이고, 최대한 원금과 이자수익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환매지연된 펀드에 대해서는 운용보수를 삭제했고, 나머지 펀드 역시 운용보수를 절반으로 줄였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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