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4일 증권시장에서 넷마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0.75%) 하락한 9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2%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1.72% 하락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1일에도 장중 한 때 5.2%까지 주가가 빠지면서 인수 부작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와 경영권을 합쳐 인수 가격으로 1조8300억원을 제시했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넷마블의 유동자산은 2조7200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7200억원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2조원 이상 풍부한 현금을 가지고 있어 재무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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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우려는 게임과 렌털사업의 시너지가 커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넷마블은 게임산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 등을 렌털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를 선점한다는 계획이지만, 게임과 렌털사업 주고객층이 다르고 업종 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떨어진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다른 게임업체 인수로 글로벌 '탑5' 게임사로 올라선다는 넷마블의 비전이 웅진코웨이 인수로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넷마블은 앞서 넥슨 인수에는 실패하긴 했지만 M&A(인수·합병)를 통한 사세 확장을 위해 꾸준히 현금을 모아왔다. 이를 게임업체 인수가 아닌 렌털업체 인수에 사용한다면 추가 M&A를 위한 여력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경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그동안 M&A를 통한 성장 가능성으로 동종업계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받아 왔는데 이번 웅진코웨이 인수로 그 기대가 다소 꺾였다"며 "넷마블이 게임업체로서 성장 방향과 정체성이 모호해 졌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실현할 수 있느냐다. 넷마블은 게임업체 특성상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도 널뛰기해 왔는데, 안정적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렌털사업 진출은 분명 실적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사업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198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넷마블은 강력한 게임 IP(지적재산권)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2017년 말 이후 주가는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A는 넷마블의 보유 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과 렌털사업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