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애플 전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 증설에 2016~2017년에 걸쳐 14조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업계는 13조원의 투입 기간이 2~3년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6년 이상의 장기 투자로 확인되면서 실망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장의 실망감은 단순히 투입 금액이나 기간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대신 'QD 디스플레이'라는 추상적인 명칭을 썼다. 퀀텀닷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대형 디스플레이 전반에 투자하겠다는 의미로, 향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조치긴 하지만 기술 로드맵이 그만큼 불완전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종합기술원과 함께 퀀텀닷 기술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며 "다만 발광원은 업계에서 거론되는 블루 OLED 외에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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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라인 전환도 시장성을 살피며 보수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아산1캠퍼스에 구축되는 QD디스플레이 양산라인 Q1라인은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규모는 2025년까지라는 기간을 감안 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Q1라인 3만장 전환투자에는 2조원 중반의 투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금번 투자 규모에 A5 신규투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의 QD디스플레이의 지속성은 파일럿 양산의 이후 10.5세대 등 추가 투자 여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3년부터 대형 OLED를 생산해왔으나 수율 등 문제로 2015년 양산을 중단한 바 있다.
김기현 스톤파트너스 이사는 "Q1라인은 초기 R&D 라인 역할을 하다 준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제품의 기술과 품질 수준을 보고 장기적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삼성이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투자안에 대해 대대적인 대외홍보에 나선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면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중국에 밀린 LCD 대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다시 한 번 르네상스를 만들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