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요미우리는 이날 한미일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인도 약속 및 핵시설과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 시설 해체 약속 △영변 핵시설 영구적 폐기 및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이행 등 2가지 조건을 전제로 석탄과 섬유 수출금지 제재의 일시적 유보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이 이를 수락하면 미국이 제재 완화 외에 대북 인도적 지원과 종전선언 등을 패키지 보상안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제재 완화 방안이 포함된 상응조치 패키지가 실무협상 직후 미국 국무부가 밝힌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협상 결렬 후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은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고 빈손으로 나왔다"고 미국에 책임을 돌리자 "우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요미우리는 그러나 북한 협상팀은 제재 완화의 조건이 까다롭다며 제안을 거부하고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은 실무협상 직후 김명길 순회대사의 성명에서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미사일) 시험 발사 중지, 북부 핵 시험장의 폐기, 미군 유골 송환 등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 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시간표) 작성과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에 앞서 앞서 미국의 선(先) 행동을 요구한 것이다. 요미우리는 북한이 이번 협상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 최첨단 무기의 한반도 배치 등의 중단을 미국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데 대해서도 "대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아울러 미국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계산법을 미국이 바꾸지 않을 경우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