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가난과 굶주림을 보여주는 빈곤포르노의 전형적 사진. /사진=위키커먼스
우간다는 동아프리카 중동부에 위치하며 적도상에 있는 국가다. 우간다라는 국명은 '간다 민족'의 나라라는 의미로, 국민 대부분은 가톨릭이나 성공회 개신교 신자다. 42%의 국민이 가톨릭을, 42%의 국민이 성공회 개신교를, 그리고 12%의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다.
우간다의 퀸 엘리자베스 국립공원/사진=공원 홈페이지 공개사진
이 자연 덕분에 모두 7252㎢에 달하는 자연공원이 있고, 사자·코뿔소·표범·코끼리·하마·물소 같은 야생동물들도 많기에 연간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퀸 엘리자베스 국립공원은 동아프리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자연보호구역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비룽가 국립공원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우간다 사람들은 무척 예의 바르고 정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걸 중시하는 민족이다. 나이든 사람을 'Mzee'라고 부르며 존경을 표하고, 충고와 조언을 구한다. 항상 잘 다려진 옷을 입고 다니며 깔끔한 복장을 입고 다닌다. 식사 시엔 밥 먹기 전과 후 꼭 손을 씻으며, 식사 중에는 절대 말을 걸지 않고 밥을 차려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손님이 집에 방문할 때는 무릎을 꿇고 인사해 존경심을 표현한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가진 우간다인데, 왜 우리는 우간다하면 찢어지게 가난하고 힘든 모습만 생각할까?
물론 우간다(2018년 한국은행 기준 GDP 274억7694만5526달러, 세계 99위)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717달러(약 81만원)에 불과한 빈국인건 맞지만, 비슷한 경제 수준의 네팔(2018년 한국은행 기준 GDP 288억1249만1891달러, 세계 98위)과 비교해 너무 단일의 가혹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네팔을 떠올릴 땐 단순히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불교와 힌두교가 어우러진 산악 국가, 순박한 사람들이 있는 국가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를 고심하다보면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빈곤 포르노그라피)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떠올리는 우간다의 모습은 대부분 TV에서 방영되는 국제 자선 캠페인 후원 광고 등을 보고 생긴 이미지다. 이 광고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만 조명한다.
숨을 헐떡이거나, 뼈가 고스란히 드러나 앙상한 아이들, 파리 떼가 가득한 곳에서 힘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 등이다. 최대한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일으키는데, 이는 모금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물론 단기간의 성과만 놓고 보자면 빈곤 포르노가 모금에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빈곤 포르노라는 개념이 국제적으로 자선 캠페인이 급증한 1980년대에 생겨났고, 생방송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의 경우 단번에 수천만∼수억달러를 모금하는 기록을 세웠듯이 말이다.
하지만 빈곤 포르노는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악영향을 준다. 빈곤 원인 해소 등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데다가, 기부 수혜자들을 무력하고 희망 없는 이미지로만 그려 기부자로 하여금 '내가 기부를 해봤자' 등의 생각을 하게 해 지속적인 후원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오히려 저해 요소를 준다.
영국의 한 자선단체 광고. 이 광고는 빈곤포르노의 전형으로 꼽혀 노르웨이 학생·학자 국제지원펀드(SAIH)가 정한 좋지 않은 모금 광고상 '러스티 라디에이터'(Radi-aid) 후보에 올랐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 같은 빈곤 포르노 때문에 우리는 '이프리카 대륙'이라고 하면 곧장 빈곤을 떠올리고, '우간다'라고 하면 가난과 죽음을 떠올린다. 우간다가 가난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실제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건 사실이고, 우간다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절대빈곤선(세계은행이 각국 경제·인구지표 등을 활용해 1990년 '세계개발보고서'(World Development Report)를 발표하며 정한 것, 하루 1.9달러(약 2250원)) 이하로 살아가는 극빈층이 2006년에는 국민의 31.1%에 달했다. 2013년엔 상황이 매우 나아졌으나 여전히 19.7%의 국민이 절대빈곤선 이하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일한 이미지는 폭력적이고 사실과도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아프리카 보다 아시아에서 영양실조로 죽는 아이들이 더 많은 것도 우리 편견의 한 단면이다. 유니세프 친선대사 구로야나기 데쓰코는 책 '토토의 눈물'에서 말했다. "같은 한 해 동안 아프리카에서는 440만명의 아이들이 죽는데, 아시아에서는 830만명, 인도에서만 350만명이 죽는다. 설사로 인한 탈수증이나 예방이 가능한 감염증 등으로 말이다. 나머지는 라틴아메리카다."
빈곤 포르노 없이도 얼마든지 이들이 원하는 세상을 보여줄 수 있다. 우간다 여성 500명이 직접 출연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꿈과 잠재력을 털어놓는 광고 '프라이스 택'(팝스타 제시제이의 노래 '프라이스 택'에 맞처 춤과 노래를 부르는 광고)는 이들 역시 우리와 같이 주체성을 가진 인간임을 잘 보여줬다며 호평받았다. 이 광고는 노르웨이 학생·학자 국제지원펀드(SAIH)가 정한 창의적인 모금 광고상 '골든 라디에이터'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광고의 끝 부분에서 우간다 여성들은 우리와 그들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하며 말한다. "We want the same things that you want."(우리도 당신들이 원하는 것과 같은 걸 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