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권 랜드마크 꿈꿨던 ‘월계시영(미미삼)’ 재건축 불가 판정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19.10.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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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 불가피…하락폭은 광운대역세권 개발 따라 결정될 것"

월계 미륭아파트 전경. /사진=김희정 기자월계 미륭아파트 전경. /사진=김희정 기자


서울 노원구 월계동 월계시영 아파트, 일명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이 예비안전진단 신청 결과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재건축 기대감에 가팔랐던 상승세가 한동안 주춤할 전망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는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월계시영의 현지조사 결과 C등급 판정을 내렸다. 안전진단 절차는 통상 4단계로 진행된다. 주민동의서를 구청에 제출하면 구청이 현장조사(예비안전진단)를 진행한다. 이후 안전진단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하는 식이다.



예비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며 D등급을 받아야 정밀안전진단 자격이 주어지고 A~C등급은 유지·보수로 분류돼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월계시영은 주거환경(건축마감) 분야, 설비노후도 분야, 구조안전성 분야 등에서 각각 B등급, C등급, C등급을 받아 최종 C등급이 매겨졌다.

노원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내진보강을 위해 추후 재건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로는 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구조안전성 진단 결과 구조적 변형이 발견되지 않았고 콘크리트 균열이 있으나 하중 상태가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월계시영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도심 미관을 정화하면서 철거민들에게 공급한 시영아파트다. ‘미미삼’으로 불리는 월계 미성, 미륭, 삼호3차는 1986년 7월 입주했다. 총 3930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데다 대지지분이 넓은 편이어서 재건축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운대역세권 개발 호재에 작년부터 집값이 크게 올랐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일대 코레일 소유의 15만㎡ 부지를 주거, 업무, 판매, 문화시설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지만 모두 유찰됐고 2017년 말 현대산업개발이 개발사업자로 지정되면서 가시화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미륭아파트 전용 51㎡(이하 전용면적) 평균 매매 시세는 2017년 10월 3억575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5억1250만원까지 뛰었다. 미성아파트 50㎡도 같은 기간 3억3750만원에서 4억9750만원까지 상승했다. 삼호3차 59㎡는 3억9750만원에서 5억9000만원까지 2억원 가까이 뛰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최근에는 예비안전진단 신청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는 실거래가가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7월 미성 33㎡과 50㎡이 각각 4억2800만원, 5억1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같은달 미륭 51㎡도 최고가인 5억3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인(5억2000만원)을 웃돌았다. 지난 9월에는 삼호3차 59㎡가 6억원에 가까운 5억9900만원에 팔렸다. 동일면적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이번 재건축 불가 판정에 따라 상승세는 한동안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착공 여부다. 서울시는 지난 5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의 구체적 개발계획 수립을 위해 토지소유주인 코레일과 본격 사전협상에 착수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2021년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월계시영은 광운대역세권 개발 수혜지역에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져 시세가 상승했던 단지인데 재건축 기대가 사라졌으니 가격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광운대역세권 개발 전개 속도에 따라 가격이 덜 빠지느냐, 더 빠지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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