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이사회의장.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실적 정체기마다 적극적인 M&A로 넷마블 성장기반을 다져왔던 방 의장의 또다른 승부수다. 방 의장은 2000년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던 게임사 아이팝소프트를 인수, 넷마블을 세우고 게임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넷마블은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2003년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모회사를 인수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2004년 CJ에 회사를 매각하기도 했다.
방 의장이 비게임사업에 관심을 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비게임 사업 확장 방안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지난해 4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 25.71%를 2014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빅히트엔터를 이끄는 방시혁 대표는 방 의장과 사촌 관계다.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게임 흥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수익성에도 의문이 제기돼온 데 따른 돌파구였다. 올 초 추진한 넥슨 인수가 무산되자 비게임 투자처 모색에 더 속도가 붙었다. 방 의장의 결단은 결국 국내 1위 렌털사업자 웅진코웨이 인수였다.
그러나 업계에선 게임과 렌털사업의 시너지에 의문을 표한다. 게임사업은 가구보다 개인 중심일 뿐 아니라 주력 연령층이 20~40대 남성층 비중이 높다. 스마트홈의 주력 가구나 소비층과 다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넥슨 인수 추진이나 기존 지분을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게임 사업 연관성이 있는 M&A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보다는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 목적이 강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넷마블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도 게임사업만으로는 수익을 계속 늘리기에 한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인수가 이뤄지면 수익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98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넷마블 영업이익은 2417억원이다.
게임사업 연계 없이 웅진코웨이만의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흥행기반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큰 반면 웅진코웨이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모델로, 사업 외연을 넓히려는 방 의장 입장에서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라며 “게임에서 쌓은 IT 기술을 웅진코웨이와 접목해 스마트홈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도 충분하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말 별도실적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1400억원, 단기금융상품 2272억원, 지분증권 1조400억원을 포함한 전체 금융자산 2조67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