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 사망·14명 실종' 일본 태풍피해… 단전·단수 지속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10.1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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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꼽히는 제19호 하기비스가 12일 일본열도에 상륙하면서 도쿄 수도권 곳곳에서 폭우에 따른 범람이 일어났다. 침수로 오도가도 못하는 자동차들이 주인을 잃은 채 방치돼있다. 2019.10.13/사진=뉴시스6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꼽히는 제19호 하기비스가 12일 일본열도에 상륙하면서 도쿄 수도권 곳곳에서 폭우에 따른 범람이 일어났다. 침수로 오도가도 못하는 자동차들이 주인을 잃은 채 방치돼있다. 2019.10.13/사진=뉴시스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가 주말 일본 열도를 강타해 45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14일 NHK 등에 따르면 태풍 하기비스가 12~13일 일본 열도에 상륙해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내면서 이날 오전 1시 기준 사망 31명, 실종 14명, 부상 186명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몰고 온 집중호우에 산사태가 발생하고 둑이 무너지면서 10만명 넘는 구조대원이 밤새 구조작업을 벌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야간에도 구조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피해 주민들을 달랬다. 또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해 피해 대책 마련에 전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태풍으로 700만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전날 저녁 비는 모두 그쳤지만 13일 밤 11시 기준 약 6만2000가구에 전기 공급이 여전히 중단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16일까지 90%의 지역에 정전 문제를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연결도 잘 되지 않고 있다. 13일 밤 11시 기준 NTT 도코모, au KDDI, 소프트뱅크 등 대다수 사업자가 관동지방과 동북지방 등에서 연결문제를 빚고 있다. 13일 오후 5시 기준 12만 가구에 물도 공급되지 않고 있다.
12일 일본 미에현 키호 소재 한 항구에서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해 파도가 크게 일면서 방파제와 등대를 덮이고 있다. 2019.10.12./사진=뉴시스12일 일본 미에현 키호 소재 한 항구에서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인해 파도가 크게 일면서 방파제와 등대를 덮이고 있다. 2019.10.12./사진=뉴시스
태풍 피해는 간토나 일본 동북부에 집중됐지만, 태풍의 눈 북쪽으로 강한 비구름이 발달하면서 내륙 광범위한 지역에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13일 오후 3시까지 48시간 강수량이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 시 1300㎜,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 1001㎜,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 시 900㎜ 등을 기록했다. 일본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다.

물폭탄에 12일 밤에서 13일 새벽 일본 전역 21개 하천 24개소에서 제방이 붕괴됐고, 하천 142곳이 범람했다. 물이 주택가로 흘러가면서 나가노와 후쿠시마현 등 가옥 수천채가 물에 잠겼고, 요양원에서는 노인 200명이 고립됐다.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에서도 문제가 빚어졌다. 호쿠리쿠에서는 신칸센 10편이 물에 잠겨 전 차량의 3분의 1을 폐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로 인해 13일 호쿠리쿠 신칸센 운행은 하루 종일 중단됐다. 14일에는 오전 6시 이후 대부분 운행될 예정이나, 나가노역과 도야마역 사이 등 일부 구간에는 운행이 중단될 방침이다.

수도권 일대 철도와 지하철은 13일 오후 대부분 운전을 재개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선로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운전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하기비스는 13일 오전 9시쯤 일본 삿포로 남동쪽 약 44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 에너지를 잃고 소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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