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 사진제공=외부
라임운용은 메자닌(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채권) 투자법을 활용,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주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자리매김해왔다. 덕분에 시장 1위로 성장했지만 부실 메자닌 파킹거래(차명매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 8월부터 금융감독원 현장감사를 받아왔다. 이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잇달아 자금을 빼면서 대규모 펀드런 위기에 봉착했고, 자산 매각이 어려워진 라임운용은 아예 환매연기를 선언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 펀드 잔고가 가장 많은 판매사는 대신증권으로 9800억원 가량이다. 이어 우리은행(8800억원), 신한은행(4900억원) 신한금융투자(4300억원), 키움증권(4000억원) 등이다.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지연사태에 금융당국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라임운용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해온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은 최근에는 검사 범위를 판매사로 넓혔다. 이와 관련 라임운용과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은 KB증권이 지난 10~11일 금감원 현장검사를 받았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상장사들도 주가가 빠지는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른바 '라임 리스트'로 언급된 11개 상장사 중 올해 주가가 오른 곳은 네패스 (16,970원 ▼100 -0.59%)신소재와 에이스테크 (2,155원 ▲20 +0.94%) 단 두 곳이다. 이외 젬백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나머지 8개(동양네트웍스 (904원 ▼296 -24.67%), 디에이테크놀로지 (458원 ▲57 +14.21%), 리드 (38원 ▼51 -57.3%), 블러썸엠앤씨 (1,089원 ▲15 +1.40%), 슈펙스비앤피 (162원 ▼6 -3.6%), 에너전트(현 젬백스지오 (789원 ▲95 +13.69%)), 에스모 (135원 ▼36 -21.05%), 폴루스바이오팜 (45원 0.00%))은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평균 주가 하락률이 60%에 달한다.
최근 DLF 불완전판매에 이어 라임자산운용까지 환매지연 사태를 겪으면서 사모펀드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35조원으로, 전월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전월대비 역성장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9월 한 달 간 162개 사모펀드가 해지됐는데 평소보다 다소 많은 편이었다"며 "메자닌 전략에 기반한 한국형 헤지펀드의 위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