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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없다?"…활짝 핀 '나나랜드'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19.10.1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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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제각각 고객 선호에 브랜드가치 전면 수정...다이어트식품 대신 유산균 등 건기식 부상

허지수 올리브영 브랜드전략팀장(부장)/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허지수 올리브영 브랜드전략팀장(부장)/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저는 올리브영에서 요가 밴드나 가벼운 덤벨 같은 운동기구를 주로 사요. 평소 화장은 잘 안 해서 샴푸나 치약 정도 구매하고요." "지난번 세일에서요? 가루로 된 유산균이랑 '먹는 콜라겐' 샀어요. 회사 근처 올리브영에선 미니 가습기 하나 업어왔어요."

올리브영이 스무살을 맞아 대대적인 브랜드 가치 개편을 위해 고객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의외의 대답'이 속출했다. 2030세대를 아우르는 트렌드 키워드는 몇 단어로 추려지지 않았다. CJ원포인트 회원을 제외하고 순수 올리브영 회원만 따지면 760만명이고 이중 65%가량이 2030세대다. 이들의 히트상품 구매 비중은 2~3%에 불과했고 '나나랜드'(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르는 것) 소비 패턴이 두드러졌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인식도 완전히 바뀌었다. 다이어트 식품을 찾으며 외모를 가꾸던 이들이 '몸 속 건강'을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리브영은 최근 브랜드 가치를 전면 수정했다. '트렌드'란 말 대신 '건강'을 넣었고 비즈니스 정의를 '트렌드 리딩 쇼퍼의 놀이터'에서 '건강한 아름다움을 큐레이팅 하는 곳'으로 8년 만에 변경했다.



허지수 올리브영 브랜드전략팀장은 나이, 직업, 결혼 유무 등 기준에 따라 분류된 6개 그룹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과연 트렌드라는 게 존재하는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무얼 사는지 등을 물었을 때 그룹 안에서도 모두 다 다른 이야기를 했다"면서 "제품 단가가 반영된 매출 순위 등 집계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점점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겼다"며 "뷰티·헬스 소비 경험이 쌓이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흐트러진 결과"라고 했다.

트렌드 대신 건강을 꼽은 데 대해 허 팀장은 "과거엔 외형을 아름답게 하는 다이어트 식품을 선호했다면 요즘엔 내 몸을 괴롭게 하지 않는 진짜 건강기능식품에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겪은 터라 성분을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1월1일부터 10월10일까지 올리브영 매출을 살펴보면 '착한 성분'을 앞세운 화장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4% 급증했다.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같은기간 52% 늘었다.


올리브영에서는 남성과 4050세대 고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남성 고객의 경우 3월과 6월, 9월 올리브영 세일 기간 방문객이 각각 100%씩 늘었다. 상반기 기준 전체 고객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6%가량이다. 4050의 경우 2030이었던 이들이 스무살 된 올리브영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레 늘기도 했고 '엄마와 딸' 등 가족단위 고객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허 팀장은 "고객은 10번 중 4.5번은 구매 없이 그냥 올리브영 매장을 들른다"며 "앞으로도 친근한 친구 같은 느낌으로 고객 한사람한사람에 맞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찾아주려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BI가 적용된 올리브영 수지점 모습/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새로운 BI가 적용된 올리브영 수지점 모습/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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