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인스타셀럽 끌어안기 나선 네이버… 통할까?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9.10.21 10:00
글자크기

네이버, 창작자 중심 '인플루언서 검색' 도입… 콘텐츠 맞대응 보단 '검색 관문'으로 역할

유튜버·인스타셀럽 끌어안기 나선 네이버… 통할까?


네이버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셀럽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다. 네이버 블로그나 동영상 플랫폼이 아닌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와 그들이 생산한 창작물까지 찾아주는 검색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 인플루언서 전성시대에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강점을 살린 전략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콘텐츠 플랫폼 내부에서 인플루언서와 사용자가 직접 연결되는 최근 콘텐츠 소비 트렌드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창작자 끌어안기 나선 네이버= 네이버는 연내 인플루언서 검색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다. 인플루언서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수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콘텐츠 창작자다. 플랫폼 트래픽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의 핵심은 외부 플랫폼 개방이다. 네이버 블로그, 포스트, 카페 등 자체 플랫폼 이용자뿐 아니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경쟁사 플랫폼 인플루언서와 그들의 창작 콘텐츠를 네이버 검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네이버는 인플루언서들이 검색 플랫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당근책도 제시할 계획이다. 가령, 창작자들은 자신의 대표 콘텐츠와 외부 채널을 검색 서비스에 등록해 홍보할 수 있다. '인플루언스 홈'이라는 창작자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홈에 광고 공간을 마련하고, 창작자들의 광고 유치 기회를 마련한 방침이다.



아울러 창작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특정 키워드에 등록하면 해당 키워드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기회를 제공하는 '키워드 챌린지' 서비스도 도입한다. 네이버는 우선 여행, 뷰티 분야에서 키워드 200개로 키워드 챌린지를 시작한다. 향후 지속적으로 키워드를 늘릴 계획이다.
네이버가 선보일 '인플루언서 검색'의 핵심 서비스인 '인플루언서 홈'. /사진제공=네이버.네이버가 선보일 '인플루언서 검색'의 핵심 서비스인 '인플루언서 홈'. /사진제공=네이버.
◇유튜브 대응전략 수정 왜?= 올 초까지만 해도 네이버는 자체 콘텐츠 생태계와 인플루언서 영입을 통한 유튜브 맞대응 전략을 펴왔다. 네이버TV 채널 개설 자격을 구독자 300명에서 100명으로 낮췄다. 지난해부터는 네이버 블로그에 별도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지원, 고화질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동영상 콘텐츠 위주로 인터넷 서비스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로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창작자 인프라를 갖춘 유튜브와 동영상 콘텐츠로 경쟁하는 건 쉽지 않았다. 오히려 네이버 대신 유튜브로 검색하는 트렌드가 나타나며 위기론이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인플루언서 검색은 네이버의 과감한 전략 변화다. 자체 동영상 플랫폼과 콘텐츠로 맞대응하는 대신 네이버의 최대 강점인 검색을 앞세워 '관문'을 선점하겠다는 것.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이 활동하는 플랫폼에서 그대로 활동하되, 검색만큼은 네이버에서 이뤄지게 하겠다는 포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달 네이버 커넥트 행사에서 "사용자는 동영상을 보려면 유튜브로 가고 정확한 정보를 빨리 찾기 위해선 네이버를 사용한다"며 "네이버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온라인 소비 트렌드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콘텐츠 소비와 추천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네이버를 거쳐 갈 유인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것. 구독 중심 콘텐츠 소비패턴과 동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구독한 인플루언서 홈들을 'MY구독'에 노출할 방침이다. MY구독의 경우 블로그, 카페, 포스트, 네이버TV 등 콘텐츠가 함께 노출되기 때문에 인플루언서 홈의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개방해 인플루언서와 사용자들의 접점을 확보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숨은 전략”이라며 “이미 콘텐츠 플랫폼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네이버로 유입시킬 수 있을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