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잘 벌고 일찍 승진" 성공한 사람들의 성격은

머니투데이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2019.10.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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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이전까지 만났던 사람들과 다르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은 가족과 친지, 친구 등 혈연과 개인적 친분으로 만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반면 사회에 나오면 주로 업무를 매개로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자신의 호불호에 따라 만나는 사람을 가릴 수 없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두루 잘 어울리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훨씬 더 유리해 보인다.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 좋은 인맥을 쌓아야 성공한다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다.

"돈 더 잘 벌고 일찍 승진" 성공한 사람들의 성격은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실력보다 인맥이 중요할까. 다시 말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향적인 사람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하기가 더 쉬운 걸까. ‘세상에서 가장 발칙한 성공법칙’이라는 책을 참조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외향적인 사람이 소득과 승진, 이직에서 모두 유리하다.
스탠포드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 과정 학생들을 25년간 연구한 결과 대부분이 외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인기 순위 상위 5명과 하위 5명을 조사한 결과 성인이 됐을 때 인기 상위 집단의 소득이 5% 더 많았다.

대표적인 사교 수단인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소득이 10% 더 많다는 연구도 있다. 이는 음주활동이 유대관계를 쌓고 인맥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외향적인 사람은 최고의 자리에도 더 많이 오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외향성 점수가 아주 높은 사람은 16%지만 최고경영자(CEO) 중에서는 60%나 됐다. 먼저 말을 꺼내고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외향적인 사람이 리더로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낯을 가리고 머뭇거리며 말하는 내향적인 사람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직을 할 때도 외향적인 사람이 더 유리하다.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래노베터는 ‘약한 유대관계’의 중요성을 주장했는데 좋은 기회를 소개해주는 사람은 가까운 친구나 친지가 아니라 대개 인사 정도 하고 지내는 수준의 지인이라는 내용이다. 아는 사람이 많은 외향적인 사람이 이직할 때도 좋은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MIT는 인맥이 좋을수록 업무 성과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IBM의 경우 인맥을 많이 쌓은 직원일수록 성과가 좋았으며 구체적으로 이메일 한 통을 주고 받을 때마다 매출이 평균 948달러 늘어났다.

심지어 외향적인 사람이 운도 더 좋다. '괴짜 심리학' 등을 쓴 리처드 와이즈먼은 넓은 인맥을 가진 외향적인 사람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외향적인 사람이 혼자 있을 때조차 내향적인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고의 전문가는 내향적인 사람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건 대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사람과 어울려 넓은 인맥을 쌓으려면 1만 시간의 훈련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전문적인 분야에서 대가가 될 가능성은 내향적인 사람이 더 높다는 뜻이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때 40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딴 영국의 데이비드 헤머리는 다양한 분야의 운동선수들을 조사했다. 이 결과 정상급 선수 89%는 자신을 내향적이라고 했다. 스스로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는 6%뿐이었다. 나머지는 자신을 중간이라고 생각했다.

공부도 내향적인 학생이 더 잘한다. ‘콰이어트’란 책에 의하면 학생들 141명을 대상으로 20개 과목의 지식 수준을 조사한 결과 모든 과목에서 내향적인 학생들이 앞섰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예술, 과학, 기업, 정부 분야에서 창의성이 뛰어난 91명을 1990년에서 1995년까지 연구한 결과 대다수가 외톨이나 다름없는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호기심이 남달랐고 하고 싶은 것에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투자에서도 내향적인 사람이 더 경쟁력이 있었다. 전문직에서는 호불호가 분명한 내향적인 사람일수록 연봉이 높았다.

내향적인 사람도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알아서 일을 하는 적극적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로는 내향적인 사람이 더 낫다고 지적했다.

내향적인 리더는 아랫사람들의 말에 묵묵히 귀 기울이며 도와줘야 할 때와 가만히 지켜봐야 할 때를 잘 구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동적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로는 외향적인 사람이 더 좋다.



외향성과 내향성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

대다수의 사람들은 외향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의 중간에 위치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인맥으로, 내향적인 사람은 전문성으로 성공하는데 이들은 무엇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까.

그랜트는 중간지대 사람들의 경우 언제 외향적으로 행동하며 인맥을 쌓는 게 좋은지, 언제 혼자 문 걸고 앉아 역량을 키우는데 몰두하는 것이 좋은지 잘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영업에서는 중간지대 사람들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외향적인 사람은 말이 너무 많고 간섭이 심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내향적인 사람은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다만 중간지대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처럼 인맥관리에 부정적이며 능통하지도 못하다는 점이 한계다. 인맥관리라고 하면 사람을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본심을 숨기고 겉으로만 웃음 지으며 잘해 주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서다.

이에 대해 그랜트는 친구를 사귀고 이웃과 잘 지낸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면 중간지대와 내향적인 사람들도 사람들과 두루 사귀며 넓은 인맥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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