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 구속에 휘청한 경찰…제식구 감싸다 뒤통수(?)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정경훈 기자 2019.10.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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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버닝썬 연예인 단톡방 의혹 윤모 총경 구속, 경찰 내부에서도 수뇌부 향한 비난여론

버닝썬 사건에서 클럽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버닝썬 사건에서 클럽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클럽 '버닝썬 사태'로 유착의혹을 샀던 윤모 총경(49)이 구속되면서 경찰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명운을 걸겠다"던 민갑룡 경찰청장의 공언과 달리 경찰 단계에선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수사가 검찰로 넘어가 뇌물의혹으로 일파만파 커졌다. 법원이 혐의를 일부 인정하며 윤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윤 총경을 구속했다. 수사무마 대가로 잉크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계열 비상장사 주식을 받고, 버닝썬 수사개시 이후 증거인멸을 꾀했다는 혐의다.



문제는 경찰이 올해 상반기 버닝썬 수사 당시 윤 총경이 주식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도 뇌물 의혹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윤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과 1년여 근무한 데다, 큐브스가 조국 장관 가족 자금이 들어간 사모펀드 코링크PE 측 1대주주 자금을 받았다는 점에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었다.



11일 서울 시내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윤 총경에 대한 수사를 더욱 강력하게 했어야 했다"며 "의혹이 제기됐을 때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가 필요했는데 경찰이라 봐줬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선 특히 수뇌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고위 간부인 윤 총경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 전체가 비난의 대상의 된 탓이다. 경찰에서 더욱 무게감 있게 처리했더라면 오히려 나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경찰관에 대한 수사는 더 신중해야 하고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수사는 그렇지 못해 경찰 전체가 욕을 먹게 됐는데, 윗선에서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총경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도 문제다. 경찰이 밝혀내지 못한 범행이 검찰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조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경찰 스스로 수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꼴이다.

한 경찰서 간부는 "외부에서 경찰 수사력을 너무 낮게 볼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를 더 잘한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개인적인 친분이나 관계 때문에 수사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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