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에서 클럽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명운을 걸겠다"던 민갑룡 경찰청장의 공언과 달리 경찰 단계에선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수사가 검찰로 넘어가 뇌물의혹으로 일파만파 커졌다. 법원이 혐의를 일부 인정하며 윤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윤 총경을 구속했다. 수사무마 대가로 잉크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계열 비상장사 주식을 받고, 버닝썬 수사개시 이후 증거인멸을 꾀했다는 혐의다.
윤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과 1년여 근무한 데다, 큐브스가 조국 장관 가족 자금이 들어간 사모펀드 코링크PE 측 1대주주 자금을 받았다는 점에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었다.
경찰 내부에선 특히 수뇌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고위 간부인 윤 총경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 전체가 비난의 대상의 된 탓이다. 경찰에서 더욱 무게감 있게 처리했더라면 오히려 나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경찰관에 대한 수사는 더 신중해야 하고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수사는 그렇지 못해 경찰 전체가 욕을 먹게 됐는데, 윗선에서 소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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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경에 대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도 문제다. 경찰이 밝혀내지 못한 범행이 검찰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권조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경찰 스스로 수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꼴이다.
한 경찰서 간부는 "외부에서 경찰 수사력을 너무 낮게 볼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를 더 잘한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개인적인 친분이나 관계 때문에 수사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