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전환한 中, 시간 넉넉하지 않은 트럼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19.10.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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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차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 혹은 '노딜' 무게… 조급했던 中 장기전 전환한 듯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큰 사기"라고 말하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 의혹과 관련해 추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큰 사기"라고 말하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 의혹과 관련해 추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과 중국의 고위관료들이 10일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빅딜은 물건너가고, 스몰딜(부분합의)냐 노딜(결렬)이냐만 남은 것으로 전망된다. '스몰딜'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결과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부에선 두 나라의 협상이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시즌과 맞물린 지루한 슬로우딜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슈가 등장하면서 이른 시간 내에 성과를 도출해야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중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평상심으로 새 중미 협상의 불확실성을 맞이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에는 "냉정하게 분석하면 곧 열릴 담판은 상당히 힘들 것이며 결과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중국 사회는 평상심을 가지고 이번 협상을 지켜보고 어떤 결과도 의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규모 협상단을 구성,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은 상황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연초까지만해도 경기둔화를 우려한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지만 경제적으로 충격이 완화된 것을 확인하고 어느 정도 느긋해졌다"며 "중국이 이번 협상에서도 의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줄이는 등 소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등 구조적 이슈해결을 포함한 빅딜(전면합의)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자국의 산업정책 개혁과 보조금 지급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거부키로 했다. 또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법규를 바꾸지 않겠다는 게 중국 측 입장이다.

중국이 자국에게 불리한 의제들을 제외하면서 당초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7일 "중국과 부분합의는 선호하는게 전혀 아니다"며 "내가 선호하는 건 이번 가을까지 빅딜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이 중국에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 비핵심 쟁점에서 양보할 의향이 있다는 얘기가 정통한 관리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의 미묘한 입장변화는 프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중국과의 불공정무역구조 개선, 위안화환율 조작 견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중국 적자는 여전하고 위안화 환율은 급등했다. 최근에는 탄핵조사 등으로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미국 경기 둔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압박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스몰딜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적어도 '시간'이라는 측면에선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유리한 입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1월에 대선을 치러야 하지만 시 주석의 임기는 2022년까지다. 게다가 시 주석인 헌법개정을 통해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평가되는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만을 고집하기엔 그의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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