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진짜 실력 나온다" 이재용, 디스플레이 초격차 13조 투자 승부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이정혁 기자 2019.10.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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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방행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프리미엄 TV 시장도 재편 전망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공장/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공장/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주력 사업인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글로벌 1위 수성을 위한 삼성의 대규모 투자 청사진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 선점을 위해 'QD(퀀텀닷·양자점 물질)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13조1000억원(시설투자 10조원+ 기술개발 3조1000억원)을 투입키로 한 것.



"위기에서 진짜 실력이 나온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공격적 행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LCD 산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 밀랴 국내 업체들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독려했다.

이날도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그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위기에 진짜 실력 나온다" 이재용, 디스플레이 초격차 13조 투자 승부수
삼성은 그간 퀀텀닷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QLED'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해왔다. 삼성전자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QLED TV는 LCD에 퀀텀닷 소재의 컬러필터를 덧댄 것이다.

이번에 투자에 나선 'QD 디스플레이'는 청색을 자체 발광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구성하고 적색과 녹색의 퀀텀닷을 컬러필터로 구현해 적용하는 것으로 LG의 WOLED(화이트올레드)와는 다르다. 업계에선 사실상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14년 연속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TV 사업 전략도 QD-OLED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TV 사업은 그간 '8K(해상도 7680X4320) QLED'와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투톱 체제를 유지했지만 이번 투자로 QD-OLED TV 전면 등판이 예상된다.

다만 QLED TV의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QD-OLED 양산 초기 수율 문제 등을 감안하면 실제 판매 시점은 최소 3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QD-OLED를 비롯해 'QD-LED' 등 QD를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QD-OLED를 중심으로 다양한 QD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것"이라면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장기적으로 TV 사업은 QD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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