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패' 다저스, 커쇼·조 켈리보다 로버츠 감독이 더 문제

머니투데이 김도엽 인턴 2019.10.10 15:42
글자크기

투수 운용 비판 거세

이제는 너무 익숙한 포스트시즌 커쇼의 좌절한 모습/AFPBBNews=뉴스1이제는 너무 익숙한 포스트시즌 커쇼의 좌절한 모습/AFPBBNews=뉴스1


LA 다저스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에 3-7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LA 다저스의 이번 시즌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최근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내셔널리그를 지배했던 LA 다저스였다. 올해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팀중 유일하게 정규시즌에서 100승 이상을 거두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거둔 106승(56패)은 구단 역사상 최다승 기록이었다(종전 기록은 1953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기록한 105승).

올해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의 월드시리즈 진출 최고 유력팀으로 꼽혔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 7회까지만 해도 그렇게 흘러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투수기용이 승부를 가르고 말았다.



LA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3-1로 앞서가던 7회 선발 워커 뷸러가 2사 1,2루에 몰리자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투수인 클레이튼 커쇼를 불펜으로 투입한 것이다. 7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커쇼가 애덤 이튼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며 로버츠 감독의 투수기용이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8회에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선두타자 앤서니 렌던에게 2구 만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인 후안 소토에게 초구 홈런을 맞으며 백투백 홈런을 맞으며 경기는 3-3 동점이 됐다. 투구수 3개에 홈런 2방을 내준 것이다. 마운드에서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커쇼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모습은 매년 가을마다 반복되는 모습이다.

커쇼는 정규시즌(통산 방어율 2.44)과 포스트시즌(통산 방어율 4.43)의 성적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선수다. 커쇼는 사이영상 3회를 수상하며 리그를 지배하던 시기에도 포스트시즌만 가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 포스트시즌마다 더그아웃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커쇼의 사진이 늘어만 갔다. 이번 시즌에도 커쇼는 가을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패배가 확정될 즈음 LA 다저스의 더그아웃 모습/AFPBBNews=뉴스1패배가 확정될 즈음 LA 다저스의 더그아웃 모습/AFPBBNews=뉴스1
로버츠 감독의 패착은 이 뿐 만이 아니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에 이어 등판해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낸 마에다 켄타를 내리고 9회에 조 켈리를 투입했다.

조 켈리는 9회를 잘 막아냈지만 감독은 그를 10회에도 계속 던지게 했다. 원래 선발투수이던 마에다 켄타를 1이닝만 던지게 하고, 전문 불펜 요원인 조 켈리는 1이닝 이상 던지게 한 것이다.

켈리는 10회 주자를 한 명도 잡아내지 못하고 만루를 내줬다. 하지만 무사만루의 위기에서 로버츠 감독은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으로 투수를 교체하지 않고 켈리를 계속 마운드에 세웠다. 그리고 켈리는 결국엔 만루홈런을 내주게 됐다.

로버츠는 켄리가 두 명의 타자를 더 상대하고 다시 1루에 타자를 출루시키고 나서야 켄리 잰슨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기운 후였다.

다저스는 10회 타선이 무기력하게 물러나면서 3-7로 워싱턴에 패배했다. LA 다저스의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과 31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