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9.10.10.【아산=뉴시스】 박영태 기자 = [email protected]
"얼마든지 가지요.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문재인 대통령)
벌써 9번째 만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다시 만난 것이 주목된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지난해 7월 9일 인도에서다. 인도·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곳은 세계 최대 휴대폰 생산설비다. 문 대통령 취임 후 1년 2개월간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지 않았다가 이때 '물꼬'가 트였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안내하고 현장을 설명하는 등 깍듯이 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올들어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 또는 한 자리에 모인 계기는 더욱 늘어났다. 문 대통령이 경제우선 행보를 가속한 것과 맞물린다.
1월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년 기해년 신년회에 이 부회장도 참석했다. 1월15일 청와대 영빈관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도 이 부회장은 주요 참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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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방한을 계기로 오찬을 했을 때 이 부회장도 초청 받아 참석했다. 노이다 신공장 등 인도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기업의 총수 자격으로 풀이됐다.
2월27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아랍에미리트(UAE) 통합군 부총사령관이 한국을 공식방문했다. 이때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오찬에 이 부회장이 참석했다.
4월30일엔 정부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었고 이 때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반도체를 주제로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1월15일 기업인과 대화날, 일부 참석자들과 텀블러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이 부회장은 이때 '한 번 와달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투자하면 가겠다'고 즉답했다. 비록 정부행사였지만 삼성 사업장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이다.
8번째 만남은 비공개 행사였다. 6월26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자 겸 부총리가 방한했을 때 청와대에서 오찬이 열렸다. 이 때 이 부회장 등 기업총수들이 참석했다.
그로부터 4개월여 지난 10일, 문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다시 이 부회장과 만났다. 문 대통령이 국내외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올 4월 화성에 이어 세번째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삼성의 주력산업에 대한 문 대통령과 정부의 관심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 1월15일,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방문요청에 답한 후 반문한 것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를 했고 8일 국무회의에는 민간의 활력이 중요하다며 '역동적 경제'를 내세웠다. 청와대는 특정 기업이나 대기업쪽에 편중된 메시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