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스마트편의점 확산 적신호?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19.10.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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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가맹점 오픈 넉달만에 야간 알바 투입…세븐일레븐 연내 30개 오픈 계획 불투명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세븐일레븐이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 가맹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그니처 대표서비스인 무인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데다 입점 부지마저 대부분 공장 등 사업장이어서 예비 가맹점주들이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 시그니처 매장을 30개까지 확대한다는 당초 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10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전국 시그니처 매장 수는 17개다. 롯데월드타워 31층과 종로 시그니쳐타워에 입점한 2개 직영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매장은 가맹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초 공격적이었던 출점 속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2월 광교SK충전소점을 시작으로 3월과 4월 각각 3개, 4개 시그니처 가맹점을 오픈했다. 그러나 이후 6월 2개, 7월 2개, 8월 1개로 신규 출점이 줄어들더니 9월에는 신규 출점이 없었다. 10~12월에도 구체적인 신규 출점 계획이 아직 없다.

이렇게 출점 속도가 떨어진 이유는 시그니처만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그니처는 기본적으로 주간은 직원이 상주하고, 야간은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인증 시스템을 설치하고, 매장 내에도 셀프 계산대를 마련해놓고 있다. 그러나 야간 시간 무인으로 운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한 시그니처 가맹점은 올해 3월 오픈 이후 두 달 만에 가맹점주가 야간 근무를 시작했고, 7월에는 야간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채용했다. 일반 편의점과 다를 바 없다. 해당 가맹점주는 "일단 (야간 시간) 매장에 들어오려면 신분증이나 신용카드로 인증해야 하는데 나이가 많거나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많이 어려워 한다"며 "어떻게 매장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셀프 계산을 하지 못해 그냥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해당 가맹점은 야간 아르바이트 고용 이후 일매출이 이전보다 약 30% 늘었다.

입점 부지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가맹점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현재 시그니처 매장 중 13곳은 별도의 출입 인증이 필요한 회사나 공장 내에 위치해 있다. 무인 시스템 특성 상 도난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만큼 보안이 철저한 곳으로 입점한 것. 일반 가맹점주 입장에서 출입이 제한되는 만큼 추가 매출은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보안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확실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회사나 공장 내 입점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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