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맨’, 기술로 불러낸 젊은 시절의 윌스미스

김리은, 권나연, 임현경 ize 기자 2019.10.1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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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니맨’, 기술로 불러낸 젊은 시절의 윌스미스


‘여배우들의 티타임’ 보세
주디 덴치, 매기 스미스, 에일린 앗킨스, 조안 플로라이트
김리은
: 평균 연기 경력 70년, 영국 왕실로부터 데임(Deme) 작위를 받은 네 명의 여성 배우가 나누는 대화를 촬영한 다큐멘터리. 오랜 친구이기도 한 네 배우가 나누는 허심탄회한 대화 속에서 젊은 시절 그들의 모습과 작품 뒤에 숨은 에피소드, 그리고 여성으로서 겪었던 편견에 대한 기억들이 교차된다. 항상 카메라 앞에서 특정한 모습을 연기하며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요구받았던 네 명의 배우들은 이 영화에서 오롯이 자신의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바라볼 기회를 얻는다. 서로에게 화를 내다가도 상대를 추켜세우고, 나이로 인해 대본을 읽기 어려워진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계속해서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들의 진솔함은 어떤 드라마나 영화로도 재현할 수 없는 무게를 남긴다. 다만 다양한 주제의 대화와 자료들이 교차되는 편집으로 인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디어 마이 프렌드’ 보세
에이사 버터필드, 메이지윌리엄스
권나연
: 죽음의 무게에 짓눌려 살던 건강염려증 환자 캘빈(에이사 버터필드)은 암 환자 서포트 그룹에서 스카이(메이지 윌리엄스)를 만나 친구가 된다. 스카이와 함께 버킷리스트와 비슷한 ‘투 다이 리스트’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며 캘빈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나간다. 조용하고 차분한 캘빈에 비해 자신의 질병으로 불편한 농담을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게 돌발 행동을 즐겨 하는 스카이의 조합은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관객의 마음에 성큼 다가간다. ‘남녀 사이에 우정은 불가능하다’라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십대 남녀의 동반자적 우정은 이 영화의 최고의 무기다.

‘제미니 맨’ 글쎄
윌 스미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클라이브 오웬
임현경
: 헨리(윌 스미스)는 시속 238km로 달리는 기차에 탄 사람을 2km 밖에서 저격해 죽일 수 있는 최정예 요원이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임무에 수상함을 느끼고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누명을 쓰고 조직의 배신자로 몰린다. 헨리의 눈앞에 나타난 암살자는 28년 전 그와 똑같은 모습을 한 주니어(윌 스미스)다. ‘제미니 프로젝트’라는 최첨단 기술을 통해 젊은 윌 스미스를 관객의 눈앞으로 불러들인 영화는 유전자 복제 연구를 향해 윤리적 쟁점을 던짐과 동시에, 나이가 들거나 이미 세상을 떠난 인물들을 과거 모습으로 소환할 수 있는 ‘미래의 영화’를 예고한다. 놀라운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함께 다채로운 색감, 수려한 바이크 액션신 등 전에 없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사랑도 꿈도 이루지 못한 요원의 회한은 이전 작품들의 동어반복에 그친다.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과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유전자 복제로 만들어진 아들이 생긴다면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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