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앞둔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 제28회 외국인 한글백일장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및 해외동포들이 멋글씨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외국인에게 '한글날'은 신기하기만 하다.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다테나씨(20)는 "유럽은 이웃 나라끼리 말이 비슷하고 어원이 같아 모국어를 기리는 날은 어색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창제를 기리기 위해 '가갸날'이란 이름으로 처음 제정했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한국어센터는 빈 교실을 찾기 어려웠다. 한 교실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이 '옷으로 갈아-입다'와 '버스를 갈아-타다'의 차이를 설명하는 선생님에게 귀를 기울였다. 설명이 끝나자 교실은 문장을 읽는 학생들의 서툰 발음으로 가득 찼다.
멕시코 출신 가르시아씨(21)도 "역도요정 김복주, 태양의 후예, 오 나의 귀신님 등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에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칠레에서 온 파블로씨(21)는 '동음이의어'에 머리를 싸맨다. 그는 "드라마, 영화를 안 좋아해 교과서와 책을 보며 공부한다"며 "문법과 문장 만들기는 어렵지 않은데, 회화 연습이 부족한지 동음이의어가 어렵다"고 걱정했다.
지난달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일본인 아야씨(30)는 "일본어에는 없는 받침을 익히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 많이 나눠 말하기와 듣기는 자신 있으나 받침이 헷갈려 글쓰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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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맞아 관련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다. 러시아에서 온 알리나씨(21)는 "내일 경복궁에서 열리는 '세종학당 집현전 한국어교실'에 참여할 것"이라며 휴대전화에 저장해놓은 행사 포스터 사진을 보여줬다.
알리나씨는 "9월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한글 자모음, 기초 회화 등을 알려주는 한국어교실에서 많이 배우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