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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100일]볼펜부터 자동차까지 'NO 재팬' 100일…앞으로의 길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양성희 기자, 유승목 기자, 이강준 기자 2019.10.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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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자발적 불매운동 확산에 유니클로·일본맥주 등 직격탄 맞고 일본여행 급감....100일 지나며 불매운동 피로감 나타나

편집자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시작된 '한일 경제전쟁'이 11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한일 양국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볼펜부터 자동차까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뜨겁게 펼쳐졌다. 'NO 재팬' 100일이 가져온 시장변화와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100일째를 맞았다. 국내 SPA 1위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한때 매출이 70% 이상 감소할 만큼 직격탄을 맞았고, 10년 넘게 수입맥주 1위를 달렸던 일본맥주는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자취를 감췄다. 일본 여행 취소가 이어지고 신규 수요가 뚝 끊기며 여행업계 판도가 흔들렸다. 그야말로 유례없는 불매운동의 결과였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애먼 피해도 나타났고 '유파라치'로 일컬어지는 과열된 불매운동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볼펜부터 자동차까지…전방위 불매운동 '100일의 결과'=9일 대표적인 일본 불매운동 관련 사이트인 노노재팬에는 281개 제품이 불매운동 대상으로 나와있다. 펜, 음료수, 화장품 등 소비재부터 예초기, 콤바인 등 산업재나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일본 브랜드가 나열돼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7월 경 100여개에 불과했던 불매운동 리스트는 3개월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판매량이나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일본 맥주로 지난 9월 일본맥주 수입액은 6000달러(약700만원)으로 전년대비 99.9%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 순위도 1위에서 28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맥주 수입국가 뿐 아니라 수입이 거의 없는 사이프러스, 터키, 슬로바키아에도 뒤진 수치다. 일본 맥주는 2009년 이후 1위자리를 한번도 내준 적이 없다가 지난 7월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3위로 밀렸고 8월엔 13위까지 내려온 바 있다.

단일 브랜드로는 유니클로가 대표적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7월 매출이 70%나 떨어진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로 여겨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는 일본 현지 자회사인 'DHC텔레비전'이 극우 인사들을 출연시키고 혐한 발언을 내보낸 것이 알려지며 불매운동 집중 대상이 됐다. DHC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주요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등과 온라인 쇼핑몰 등이 DHC제품을 판매 중지하는 등 퇴출 수순을 밟았다.

◇지나친 불매운동 강요에 피로감 높아져…앞으로 가야할 길은?=장기간 불매운동이 지속되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나타나며 다른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일식집 등 일본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꺼리거나 일본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등의 과열 양상이 나타나기도 해서다.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유니클로 현황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며 '유파라치'라는 말까지 생기기도 했다. 또, 일본 차량에 대한 테러나 품질을 위해 일본 식재료를 일부 사용하는 제품들을 매도하는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이고 체계적으로 불매운동을 진행해 왔고 장기간 일관된 불매운동으로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난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보다 합리적인 선택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 초기 일본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이 앞서고 불매운동에 대한 과열이 이어지면서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도 생겼다"며 "대부분은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 정정이 됐지만 한번 타격을 받은 이미지는 회복하기 쉽지 않아 기업 입장에서는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은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며 강도는 약해지고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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