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온 실적 상승 사이클…지켜볼 변수는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10.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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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삼성전자 3Q 영업익 7.7조로 '깜짝실적'…남아있는 미중 무역분쟁 불씨가 변수

오랜만에 찾아온 실적 상승 사이클…지켜볼 변수는


코스피 지수가 기관 매수세 속 이틀 연속 상승해 2040선을 넘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분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실적 상승 사이클은 증시를 춤추게 했다. 그러나 대외변수가 여전해 기업 실적 개선이 언제까지 증시 동력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4.52포인트(1.21%) 상승한 2046.2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8.20포인트(1.31%) 올라 635.4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이 302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45억원, 455억원 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종이 2.01%로 가장 크게 올랐다. 이어 화학, 의료정밀, 제조업, 운송장비 등이 1%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빨간 불을 켰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2%대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생활건강이 4%대 상승했고 현대차, 셀트리온, LG화학 등이 1~2%대 올랐다. 시총 10위권에서는 현대모비스만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전날 LG전자에 이어 이날 삼성전자까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 주요 기업들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에 시총 상위주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2% 줄어든 7조70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5.3% 감소한 62조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 초반대로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다.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 갤럭시노트10의 흥행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초점은 3분기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와 더불어 3분기 기업 실적 변수로 집중될 전망"이라며 "이번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최악의 감익 사이클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환경은 좋지만 아직 해외 대외변수는 남아있다. 미국과 중국, 미국과 EU(유럽연합) 간 무역분쟁이 우려되는 상황인 탓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속에서도 외국인들이 적극 매수에 나서지 않는 이유다. 실제 간밤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비관론이 득세하면서 하락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은 증권업계 컨센서스 최고치가 7.5조였음을 감안하면 '서프라이즈'수준"이라며 "그러나 최근 미·중, 미·EU 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일부 대량매수주체들은 이를 차익 실현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시장은 상장사들이 우호적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는 제한적"이라며 "재료 소진과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결과를 살펴보고 지수에 대해 베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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