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제 뚫고 7조 회복했지만…"삼성전자 'V자 반등'은 내년에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10.08 15:54
글자크기

(종합)상반기 '탕아' 스마트폰·디스플레이, 하반기 '효자'로…반도체 본격 반등 판단은 시기상조

日 규제 뚫고 7조 회복했지만…"삼성전자 'V자 반등'은 내년에나"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가 올 3분기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7조원대를 회복,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수익성 반등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4분기 이후로 쏠린다.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이 바닥권을 벗어나는 흐름이 뚜렷해졌지만 3분기 실적 개선은 갤럭시노트10 등 스마트폰 사업이 선방한 영향이 커 반도체 중심의 본격적인 V자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영업이익 6조원 탈출…원가절감 영향 분석도=삼성전자는 8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은 62조원, 영업이익은 7조7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65조4599억원) 이후 1년 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고 영업이익은 올 들어 내내 묶여있던 6조원대를 탈출했다.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지난해 3분기(17조5749억원)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56.2% 줄었지만 올 2분기보다는 16.7% 늘어났다. 지난해가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 1분기 이후 완만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증권사들의 평균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도 깜짝 놀란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잠정실적 발표 전까지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3분기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7조903억원에 그쳤다.

다만 매출이 시장 예상치(61조2157억원)를 밑돌았다는 점에서 사업 자체의 수익성 개선 외에 원가절감 등 비용 통제 영향이 '깜짝 이익'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체 사업부에서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 개선세가 두드러진 것은 원가절감 또는 일부 일회성 이익 때문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2분기보다 2% 이상 상승한 것도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탕아에서 효자로…스마트폰·디스플레이 선전 = 삼성전자가 이날 사업부문별 성적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전략폰인 갤럭시노트10가 흥행몰이를 한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개선이 고무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1조5600억원으로 추락했던 IM 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 2조원대 중반으로 1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시리즈 판매량이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대폭 늘어난 것도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日 규제 뚫고 7조 회복했지만…"삼성전자 'V자 반등'은 내년에나"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디스플레이 부문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9000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숫자 자체는 지난 2분기(9000억원)와 비슷하지만 2분기 실적에 1회성 이익이 포함됐던 것을 고려하면 실제 영업이익이 적잖게 늘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주요 고객사인 미국 애플, 중국 화웨이 등이 하반기 전략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동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내내 속을 끓였던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하반기 들어 실적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10조 회복 관건은 반도체 반등…내년 상반기 기대"=실적의 중심축인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뚜렷한 반등 신호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수준인 3조원대 중반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세가 주춤해지면서 업황 회복 기대감이 고개를 들지만 아직까지는 실적개선세가 확연하지 않다는 평가다. 업황 바닥 통과 가능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지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 가격하락세가 주춤하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반등했지만 시장 전반의 수요와 가격 측면에서 여전히 반도체 수익성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D램의 경우 4분기에도 가격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분기 말부터 나타난 PC 수요 회복세와 5G(5세대)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고가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것도 시장 수요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IM 부문의 경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과 5G 시장을 주도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적잖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원대를 회복하려면 결국 반도체 업황이 관건인데 최근 재고 감소와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쯤 기대해 볼 만하다"며 "올 4분기 실적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 7조원을 방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