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트럼프와 통화할 때 이미 시리아 공격 계획"

뉴스1 제공 2019.10.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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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철군 두고 터키와 협상 안해…동맹만 외면한 꼴"
"트럼프, 정책결정시 중심이 없다…국가안보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하였으나 사실 터키는 이미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마치 철군의 대가로 무엇을 얻는 듯한 인상을 줬으나 실제로는 아무런 실익 없이 터키에 휘둘리며 철군을 결정했다는 것.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심이 없어 미국이 국가안보 위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6일 전화 통화를 한 뒤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백악관도 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익명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터키가 시리아 침공 계획을 발표하고 시리아와의 국경 지역 병력을 증강한 이후에 예정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터키의 시리아 침공 계획이 미국과의 전화 통화 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며 미국은 시리아의 미군 철수를 놓고 터키에서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미군 철수 결정은 이슬람 국가(IS)를 함께 소탕한 동맹인 쿠르드족을 외면한 것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터키와 대립해 온 쿠르드족은 이슬람 국가(IS)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협력해 미국의 동맹국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은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 공격의 방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IS가 실질적으로 세력을 모두 잃고 나자 동맹을 외면하는 인상을 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NSC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터키와) 협상도 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얻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지지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심(spine)이 없어 미국의 국가안보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위험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것이 핵심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4~96시간 내에 터키가 쿠르드족을 침공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위터를 통해 재차 시리아 철군 방침을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거센 비판이 일자 터키를 향해 도를 넘는 행위를 한다면 경제를 파괴하겠다며 뒤늦게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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