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불황으로 실적 침체에 빠진 삼성전자가 3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국내 증시도 활력을 찾을 거란 기대감이 커진다.
이날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액 62조원, 영업이익이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각각 5.29%, 56.18% 줄었지만 영업이익 7조1000원을 예상한 컨센서스(전망치)보다는 양호한 실적이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C(개인 컴퓨터)와 모바일에서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좋았다"며 "PC는 2분기 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기업PC의 수요회복 영향이 지속됐고, 모바일은 스마트폰 업체의 재고축적과 5G(5세대 이동통신) 모델 출시로 인한 채용량 증가로 수요가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수요를 나타내는 비트 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가 3분기 D램이 28%, NAND(낸드)가 20%를 기록하는 등 수요 회복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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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 조정이 이어졌던 올해 총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반등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개월 전 32조1424억원 △3개월 전 27조2240억원 △1개월 전 26조9101억원으로 꾸준히 내려갔지만 지난 7일 기준 컨센서스는 26조954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500원으로 상향했고, 현대차증권은 기존 5만20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올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0년 실적 전망을 상향하면서 목표 BPS(주당 순자산가치)도 상향했다"며 "향후 3년 간은 초격차 기술과 새로운 수요가 만나 역사적인 이익 달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세로 다른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 반도체 지수는 전일 대비 8.85포인트(0.93%) 959.30을 기록 중이다.
반도체 소재 업체 솔브레인 (50,800원 ▲100 +0.20%)은 4%대 상승 중이고 후성 (7,640원 ▼140 -1.80%), 심텍 (2,495원 ▼15 -0.60%), 원익머트리얼즈 (35,150원 ▲200 +0.57%), 시그네틱스 (1,793원 ▲168 +10.34%), 아이앤씨 (2,870원 ▲70 +2.50%) 등 다른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강세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말 반도체 업황 반등이 점쳐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실적 상향조정이 이뤄졌다"며 "다만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메모리 업체 설비투자 감소로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