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법인세 감소폭 6000억원…세수절벽 '선방'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9.10.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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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양호한 법인세 중간예납 실적, 재정당국 '안도의 한숨'

/자료=기획재정부/자료=기획재정부


8월 법인세 중간예납액이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법인세 납부 1·2위인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선전한 영향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올해 세수 절벽을 예상하던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세 수입 중 법인세는 11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600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8월은 각 기업들이 법인세 중간예납액을 납부하기 시작하는 달이다. 통상 8월에 중간예납액을 전부 내거나 8~10월에 걸쳐 분납한다. 법인세 예납액을 계산하는 법은 두 가지로, 상반기 영업실적에 따라 계산하거나 직전 사업연도 법인세의 50%를 내는 방식이 있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당장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올해 상반기 세전이익에 기초한 법인세를 낸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빠졌다 하더라도, 두 기업 모두 예상 외의 선방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법인세 예납 예상액을 각각 1조3073억원, 4618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의 예납액은 총 1조7691억원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2018년 예납액은 6조1331억원, SK하이닉스는 2조7010억원으로, 합치면 8조8341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SK하이닉스가 당초 예상했던대로 중간예납을 했다면 6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날 수 있었다. 이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내면서 정부가 예상해온 '세수 절벽'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간예납액 분납이 9~10월에도 이어지지만 8월 감소분이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 얘기하던 법인세 감소 예상치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재부의 예상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 중간예납액 감소폭은 지난해보다 1조원을 약간 넘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8월 총수입은 3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에 비해 2조6000억원 줄었다. 1~8월 누계 수입은 32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줄었다. 8월 국세수입은 20조2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줄고, 1~8월 국세수입은 209조5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줄었다. 1~8월 세외수입은 16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6000억원 줄었고, 같은 기간 기금 수입은 100조2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세수진도율은 71.1%로 1.5%p(포인트) 내려갔다. 이는 지방소비세율 11→15% 인상(약 2조5000억원), 근로·자녀장려금 8월 조기 지급(약 2조원) 등의 영향이다.

8월 총지출은 3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1~8월 누계 지출은 348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조8000억원 늘었다. 8월 통합재정수지는 1조9000억원 흑자였으나 관리재정수지는 1조3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기재부는 8월 재정수지 적자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추경 조기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올해 추경예산 5조8000억원 중 8월까지 2조5000억원(43.4%)이 집행됐다. 8월 누계 기준 통합재정수지는 22조3000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는 49조5000억원 적자다.

8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697조9000억원으로 7월보다 5조7000억원 늘었다. 올해 추경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01조9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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