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를 잡겠다며 출사표를 현대차 제네시스도 'E-클래스' 인기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9월 제네시스 'G70·G80·G90'의 총 판매량(3579대)보다 'E-클래스'가 더 많이 팔렸다.
2016년 6월 국내시장에 공식 출시한 10세대 ‘E-클래스’는 출시 3년 만에 10만대 판매를 넘어섰고, 올해도 벌써 3만대 이상 팔렸다. 한국의 ‘E-클래스’ 시장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에 오를 정도다. 이미 '강남 쏘나타'라는 별명이 붙었다.
E-클래스 인기 배경에는 다양성이 영향을 미쳤다. 가솔린과 디젤엔진은 물론 4륜구동, 지붕이 개폐되는 카브리올레 모델까지 다양한 모델이 있다. 하지만 자동차를 부의 과시용으로 인식하는 사회 문화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한국에서 '카(Car) 플렉스'는 힙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최근 벤츠의 희소성이 떨어지자 한 등급 위로 고객이 이동 중이라고 본다.
평균 차량 가격이 3억원에 이르는 람보르기니는 올해 벌써 106대가 판매됐다.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넘게 팔렸다. 판매량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페라리도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155대가 팔렸다.
판매가격이 4억원을 훌쩍 넘는 롤스로이스는 올 1~9월 지난해보다 37% 늘어난 126대가 팔렸다. 포르쉐도 판매가 10% 증가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수억원대 슈퍼카가 ‘업무용’으로 둔갑하는 사례다. 올해 법인 명의로 판매된 수입차 비율(1~8월 기준)은 37.4%이지만 람보르기니는 93.1%에 달한다. 롤스로이스(91.1%), 포르쉐(62.5%)도 법인 등록률이 높다.
정부는 ‘무늬만 회사차’를 막기 위해 2016년 1년에 최대 1000만원(구입비는 800만원)만 회사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세법을 개정했지만 효과가 떨어진다. 운행일지를 작성하면 1000만원 이상을 비용처리할 수 있는데 허위로 기록해도 확인이 어렵다.
고급 수입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업계에서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벤츠와 BMW는 딜러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할인도 판매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