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안가"·"홍콩은 못가"…여행업계 10월도 힘드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10.0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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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홍콩노선 수요 반토막…대규모 시위와 무력충돌도 예상되며 10월 여행심리도 악화 전망

지난 6일(현지시간)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빗속 우산을 쓰고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6일(현지시간)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빗속 우산을 쓰고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반(反)중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시위대와 중국 인민 해방군 사이에서 연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면서 홍콩 여행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일본 여행수요 급감에 이어 홍콩 여행심리도 바닥을 치며 여행업계도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에 반발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전날(6일) 홍콩 도심 곳곳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 저지를 위한 홍콩 경찰의 실탄 발사에 지금까지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시위는 격렬해졌고, 인민해방군이 무력 진압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난 여름 시작된 홍콩사태가 더욱 악화하자 여행업계의 고민이 깊어진다. 정세불안으로 우리 국민들이 자주 찾는 인기 여행지인 홍콩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어서다. 정부와 시민 간의 갈등으로만 여겨졌던 시위의 여파가 여행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에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 지난 8월 홍콩 국제공항이 전면 폐쇄되며 여객 운항이 마비되며 많은 여행객들이 여행일정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격화된 시위로 경찰의 실탄사격까지 발생하며 단순히 여행일정 뿐 아니라 해외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졌다. 지하철 역이 일찌감치 폐쇄되고 홍콩역-국제공항행 고속열차도 일부 구간에서 운행이 차질을 빚는 등 여행편의까지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8월12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발해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며 공항이 폐쇄됐다. /사진=뉴스1지난 8월12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발해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며 공항이 폐쇄됐다. /사진=뉴스1
이에 따라 홍콩노선의 인기는 지속 하락세를 보인다. 국내 주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업체의 모객 실적이 고꾸라졌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8월 홍콩노선 수요가 68% 감소했고 9월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모두투어의 지난달 추석연휴기간 홍콩노선 예약률은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문제는 10월도 이번 대규모 시위로 반등의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홍콩은 미식·쇼핑관광 콘텐츠가 풍부해 인기가 높은 지역이지만 정세불안으로 이 같은 매력이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평소대로라면 개천절과 한글날 등 공휴일이 껴 징검다리 연휴를 노린 여행객들로 10월 여행수요가 높아야 하지만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가을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국내 여행객들과 여행업계 모두에게 뼈아프다. 일본여행 수요가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비슷한 여행환경을 갖춘 홍콩까지 악재가 겹치며 여행 선택지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는 동남아로 여행수요를 돌리기 위해 안간힘이다. 모두투어는 시니어 대상 태국여행 패키지를 출시했고, 위메프투어는 필리핀항공과 함께 세부, 마닐라 등 전노선 항공권을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홍콩 여행환경이 비슷해 대체 여행지로 기대했지만 시위 여파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악화 등 전반적인 여행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홍콩 사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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