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뮤직, 실적·주가·시너지…'지니의 매직' 보인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10.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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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LG유플·CJ ENM'이 1·2·3주주. 5G 더해진 음악 콘텐츠 시너지 스트리밍

편집자주 [종목대해부]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주식시장은 놀랍도록 합리적이지만 한편으론 비논리적인 판단이 지배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제약이나 바이오처럼 추상적인 기술 발전에는 열광하면서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업영역의 성장에는 오히려 둔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런 산업군을 잘 살피다 보면 예상보다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음원 콘텐츠 사업도 이 중 하나다. 스마트폰 음악은 일상에 침투해 있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성장세가 뛰어나다. 대표 기업으로는 지니뮤직 (2,955원 ▼90 -2.96%)이 있다.

지니뮤직, 초고음질 전용 5G 프리미엄관 오픈/사진제공=지니뮤직지니뮤직, 초고음질 전용 5G 프리미엄관 오픈/사진제공=지니뮤직


◇2007년 KT계열로 편입된 온라인 음악 콘텐츠 최강자



지니뮤직 (2,955원 ▼90 -2.96%)KT (34,250원 ▼200 -0.58%)(35.97%), CJ ENM (73,000원 ▼800 -1.08%)(15.35%) LG유플러스 (9,510원 ▼30 -0.31%)(12.70%)를 주요 주주로 하고 있다. 국내 2, 3위 통신사와 최대 콘텐츠 기업과 단순한 제휴를 넘어 피를 나누는 곳은 지니뮤직이 유일하다.

회사의 출발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성기연으로 설립돼 1999년 블루코드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바꾼 후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0년 개인음악방송 및 음악콘텐츠 전문사이트(Muzcast.com)를 런칭했고 2001년에는 도레미 미디어 등 70여곳 음반사와 디지털 음원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후 △예당 엔터테인먼트, 엠파스, 넷마블, 싸이월드 제휴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KTF(현 KT)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 △KFT 음악포털 '도시락' 서비스 런칭 △국내 최대 음반사 도레미미디어 합병 등이 이어졌다.


2007년 KTF가 기존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면서 사명이 'KTF뮤직→KT뮤직→지니뮤직'으로 변경됐다.

KT 계열사로 편입된 후에는 다양한 연계사업이 진행됐는데 △올레뮤직Q △'genie' 사업 양수 △세계최초 무손실 음원(FLAC) 스트리밍 서비스 △생활밀착형 지니 라이프 서비스 △국내 첫 VR 음악서비스 △KT 인공지능 TV '기가지니' 내 '지니'서비스 연동 등이 대표적이다.

2017년 LG유플러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주로 영입됐고 지난해에는 CJ디지털뮤직 흡수합병으로 CJ ENM이 2대 주주로 들어왔다.

회사 매출 대부분은 음악 콘텐츠와 관련해 발생하는데 판매채널은 다양하다. 유무선 음악포털, 지니뮤직 제휴사이트, 이동통신사, 매장음악 등이 있다. 지니뮤직이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플랫폼은 지니, 올레뮤직, 엠넷닷컴 등이다.

2019년 2분기를 기준으로 한 매출비중은 음원 76.1%, 콘텐츠 21.5%, 기타(음악 서비스 개발 용역 및 아티스트 관련 머천다이징 등) 2.4%다.

음원 매출 중 B2B 매출이 53%를 차지하며 B2C 매출은 47% 수준이다. B2B 매출에는 음원 콘텐츠 유통을 비롯해 주주사인 KT와 LG유플러스의 무선통신 고객 서비스가 포함된다. B2C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지니뮤직 페스티벌/사진제공=지니뮤직지니뮤직 페스티벌/사진제공=지니뮤직
◇눈높이 못 맞췄던 실적, 올해부터 턴어라운드

지니뮤직은 그간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대주주 KT는 물론 LG유플러스와도 다양한 시너지 사업을 펼쳐왔으나 시장의 기대만큼 큰 수익을 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매출액 891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을 내는데 그쳤고 2016년에는 1112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은 매출액 1556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이었다.

온라인 음원 시장이 커졌고 주주사 연계 덕에 외형은 꾸준히 늘었으나 수익성이 들쭉날쭉했다. 이익전망이 쉽지 않으니 주가도 탄력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주주사로 영입된 CJ ENM의 효과가 반영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CJ ENM은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CJ디지털뮤직(엠넷닷컴 운영사)을 지니뮤직과 합병시켰는데 이로 인해 CJ ENM 아티스트 및 방송 OST의 음원사업으로 영역이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지니뮤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5억원, 32억원이었는데 4분기 실적이 더해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712억원, 6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니뮤직은 합병 후 3분기 연속 매출, 영업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77억원, 4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1%, 240% 증가한 수치다. 올해 2분기 음원 유통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16.9% 늘어난 109억원을 기록했다는 것이 NH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일단 "엔터사업에서 드물게 성공한 합병케이스"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니뮤직, 실적·주가·시너지…'지니의 매직' 보인다
◇2대주주 영입된 CJ ENM, 실적으로 나타난 시너지

합병 1주년을 앞둔 지니뮤직은 이달 1일 음악서비스 지니와 엠넷닷컴을 하나로 통합한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 '지니'를 출범했다.

통합 플랫폼 지니의 고객들은 AI 환경에서 국내 유일의 초고음질 24bit FLAC(Fred Lossless Audio Codec) 음원과 CJ ENM이 제공하는 흥행 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서비스가 통합되면 기존 고객의 이탈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니뮤직은 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기존 엠넷닷컴 고객을 배려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유지하고 지니 애플리케이션 설치도 쉽게 처리했다. 기존 플레이리스트와 이용권, 사이버머니, 통신사 부가서비스 등도 지니 서비스로 유지, 이관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지니뮤직과 CJ디지털뮤직 두기업이 합병하면서 플랫폼시너지창출에 주력했다"며 "통합 플랫폼 지니의 통합작업에만 1년여 기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KT, LG유플러스, CJ ENM 등 주주사들의 연합 시너지가 지니뮤직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통신, 엔터테인먼트 주주사를 갖춘 지니뮤직은 국내 유료음악서비스사 중 시너지창출에 가장 유리한 구조다. 음악 콘텐츠를 즐기는 고객들은 KT, LG유플러스 이동 통신 혜택을 통해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더해지며 부가상품 연계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통신사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은 CJ ENM의 흥행콘텐츠를 새로 접하는 신규고객이 될 수 있다.

◇통신-엔터테인먼트-뮤직콘텐츠, 지니 플랫폼으로 확장 본격화

지니뮤직의 시장 지배력 강화도 주목해야 한다. 지니뮤직은 CJ ENM이 제작하고 수급하는 음악 콘텐츠유통을 전담하는 만큼 유통채널과 협상력이 커진다.

아이돌 스타 ‘청하’, 아이돌그룹 ‘아이즈원’, 히트메이커 여성 듀오 ‘다비치’, 최고 여성 힙합, 알앤비 가수 ‘헤이즈’, 방송 ‘쇼미더머니’, ‘고등래퍼’음원,드라마OST 등 CJ ENM에서 출시되는 다양한 장르 음원을 국내외로 유통하면서 얻을 수 있는 사업기회도 무궁하다.

지니뮤직은 CJ ENM과 함께 브랜드 마케팅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지난 8월 음악채널 엠넷과 협업해 ‘2019 MGMA’어워드를 성황리에 마쳤다. CJ ENM이 지난 8월초 개최한 아시아 최대 1인 창작자 축제 ‘다이아 페스티벌 2019 in 부산’에 제휴사로 참여해 4만 관객들에게도 지니뮤직 브랜드가 노출되기도 했다.

엠넷 ‘쇼미더머니8’,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프로그램과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위대한 쇼' 등에도 지니브랜드가 PPL광고로 매회 노출된다. 이런 시너지는 CJ ENM 뿐만 아니라, CJ계열사와의 협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CJ 오쇼핑 모바일 생방송 전용채널 ‘쇼크라이브’에서 지니뮤직은 국내최초로 아티스트가 출연해 스트리밍상품권을 판매해 화제가 됐다. 청하, 김동한 등 국내 인기가수들이 생방송에 출연,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팬들의 환호속에 디지털음악상품권과 아티스트의 음반을 판매했다.

또한 CJ브랜드 고객들이 모여있는 CJ ONE과의 제휴로, 지니할인이용권 증정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이로 인해 지니 B2C 고객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니뮤직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97억원, 93억원으로 전년보다 34.1%, 35.3% 증가할 것"이라며 "관계사 연계효과로 B2C, B2B의 가입자 증대가 이뤄지면 2020년 매출액은 20%이상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 상반기 기준 4.4%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은 CJ디지털뮤직과의 플랫폼 통합 완료 시 7%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2028억원을 기준으로 한 지니뮤직의 PER은 지난해 41.5배에서 올해 24.7배로 개선되는데, 이는 텐센트뮤직 34.5배, 넷플릭스 74.8배, 시리우스 엑스엠 29.2배보다 낮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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