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장관 "해운 산업, 내년 하반기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대담=양영권 경제부장, 정리=정현수 기자 경제부 2019.10.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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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일본 원전 오염수 절대 있어선 안돼" "스마트화 기반 닦은 장관으로 기억되고 싶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머투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머투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해운업이 과당 경쟁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내년 현대상선이 새로운 해운동맹에 참여하게 되고, 대형 컨테이너선을 운영하게 되면 수주가 늘고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청와대는 해운회사 항해사 출신인 문성혁 해양수상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해운업 재건을 특명으로 부여했다. 좋은 소식은 곧 전해졌다.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이 지난 7월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2016년 최대주주가 KDB산업은행으로 바뀐 뒤에도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문 장관은 '터닝 포인트'는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문 장관은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여기에 초대형 선박이 차례대로 투입되면서 누적된 적자를 다 만회할 순 없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최소한 현대상선이 적자구조는 벗어날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는 취임 6개월을 맞은 문성혁 장관을 지난 2일 서울세종청사 해수부장관 집무실에서 만나 해운업 상황을 포함한 해양수산분야 현안 전반을 주제로 대담했다.



-취임 후 6개월이 지났습니다. 성과와 소회를 말씀하신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한 일입니다. 항만분야에서는 부산항 제2신항 건설과 관련해 부산시, 경상남도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을 성과로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민생안정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해양수산업과 해수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해운업계의 업황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현대상선의 현재 재무상황이나 선대 구조로는 당장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내년 4월 '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이 시작되고 2만3000TEU(1TEU=6m 컨테이너 1개)급 12척과 1만5000TEU급 8척이 차례로 투입됩니다. 내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해수부는 해운선사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상황을 면밀히 관리하면서 일관되고 안정적인 지원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해운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한진해운 파산하고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외국 화주들이 우리 국적선사들을 기피했습니다. 그런데 '디 얼라이언스' 가입 발표 이후 외국 화주들의 전화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시장으로부터의 신용도를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서 이익이 남는 구조가 돼야 합니다.


-해수부 차원에서도 일본과 현안이 많습니다
▶먼저 수산물과 관련한 현안을 얘기하자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6월부터 하절기 식중독 예방과 식품안전을 이유로 넙치, 피조개, 키조개, 새조개, 성게 등 5개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 검사비율을 상향했습니다. 일본의 수입검사 강화 이후 현재까지 부적합 사례는 없었습니다. 한일 어업협상의 경우 양국 간 이견으로 3년 이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입어하지 못하면서 어업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는 일본수역 입어 없이도 조업이 가능하도록 관련업종 어선감척, 휴어제 인건비, 대체어장 출어경비 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독도 문제 역시 해수부 현안입니다. 제가 있었던 세계해사대가 작년에 '글로벌 오션 인스티튜트'(GOI)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이 1억 달러(약 1197억원)의 돈을 출연해 만든 곳입니다. 교수부터 연구자, 소장까지 뽑아서 국제법과 해양법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왜 돈을 냈겠습니까.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일본 편을 들어줄 '일본 장학생'을 만드는 것입니다. 일본은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와는 북방 4개 섬, 중국과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독도 역시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도발을 해 올 것입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머투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머투초대석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편으로 한일 관계 악화로 국적해운사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한·일 항로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경우 일본 수출규제 시행 이후 수입물동량을 중심으로 약 2% 내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선사들에 대한 지원방안은 이미 마련했습니다. 한·일 항로 정기여객선의 경우 7월 이후 여객선 탑승객수가 전년대비 59% 감소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여러 가지 상황과 분위기를 고려해 추가 지원사항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최근 그린피스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절대 있어서는 안되며, 주변국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안전한 방법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수부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오염수 처리에 대해 주변국과의 사전 협의, 처리방법 재검토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10월에 열리는 국제해사기구(IMO)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론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입니다.

-해수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은 무엇입니까
▶선박이 속도를 높이면 연료 소모가 급격히 많아집니다. 기름 소모량이 많으면 배기가스가 많이 나옵니다. 앞으로 항만에 접근할 때 속도를 낮출 경우 혜택을 줄 계획입니다. 외국의 상당수 항만에서도 이같은 '저속운항'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올해 12월부터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 평택항의 20마일 안에서 12노트 이하로 속도를 줄이면 항비 감면 등을 해주겠습니다.

-취임 이후 해양수산 분야의 스마트화를 많이 강조해왔습니다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개발(R&D) 사업입니다.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자율운항선박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스마트화라고 이야기합니다. 장관 취임 이후 '해양수산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구성했고, 10월 중 액션플랜과 로드맵을 담은 '해양수산 스마트화 전략'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해양수산 스마트화의 기반을 닦은 장관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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