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남성복도"…선을 넘는 패션 브랜드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19.10.0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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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복 스튜디오톰보이, 남성복 도전…남성복 준지는 여성복 본격화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불황에 허덕이던 패션시장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면서 다른 복종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1세대 여성복 브랜드가 남성복에 도전하는 등 경계를 허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패션시장 규모는 44조3876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규모다. 패션시장은 2017년 들어 전년보다 1.6% 역신장하며 어려워졌지만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아직 안정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어서 패션기업마다 기존 '간판 브랜드'의 복종을 추가하는 식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분위기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확보한 것처럼 각사 대표 브랜드를 '토털 브랜드'로 키우려는 이유도 있다.



1977년 탄생한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는 최근 남성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연말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 등에 16개 팝업매장을 열 계획이다. 특유의 오버사이즈 핏으로 남녀 구분 없는 패션을 제안한다. 신세계톰보이는 스튜디오톰보이가 '연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로 자리잡은 만큼 카테고리를 넓혀 토털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 스튜디오톰보이는 2010년 부도로 존폐 위기에 몰렸지만 이듬해 신세계인터내셔날 품에 안긴 뒤 꾸준히 성장해 2017년 1100억원, 지난해 1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올해 들어 여성복 사업을 본격화했다. 서울 강남구 도산 플래그십스토어에선 여성복 매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할 만큼 여성 고객이 부쩍 늘었다. 여성복을 론칭하는 동시에 플래그십 매장을 내고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펠트 커피'를 입점시킨 전략이 주효했다. 준지는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글로벌 무대에 선 경험을 바탕으로 라인업을 늘려 브랜드 가치를 키워갈 방침이다. 팝스타 리한나 등도 준지 옷을 즐겨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리트 패션', '어글리 스니커즈' 등 트렌드에 발맞춰 정장과 캐주얼, 스포츠웨어의 경계를 넘어서기도 한다. 한섬의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타임옴므'는 '비즈니스 캐주얼'에 이어 '스포츠 캐주얼' 라인을 별도로 내면서 상품군 확장을 꾀했다. 타미힐피거는 '타미힐피거 풋웨어'로 지난해 신발 사업을 시작하고 영캐주얼 '타미진스' 매장을 내는 등 라인업 확장에 나선 결과 지난해 2000억원대 브랜드로 올라섰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보면 남성복만, 여성복만 하는 경우는 없다"며 "여러 카테고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마다 잘 되는 브랜드를 확실히 성공시키려는 이유에서 라인업을 넓히는 데 힘쓰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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