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만사]'뜨는 新가전' 전기레인지, 필수가전 될까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10.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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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판매량 100만대 돌파 여부 관심…韓 식문화 특성상 가스레인지 완전대체 어렵다 의견도

편집자주 가전제품이 생활의 일부가 된지 오래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기술이 삶의 트렌드를 만들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머니투데이 전자팀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世上萬事)'을 '가전(家電)'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가전만사]'뜨는 新가전' 전기레인지, 필수가전 될까


'전기레인지는 필수가전이 될까.'

지난해 의류건조기,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의류청정기), 무선청소기 판매량이 급성장하며 필수 신(新)가전으로 떠오른 데 비해 올해는 두드러지는 제품군이 적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전기레인지가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필수가전 대열에 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기레인지는 자기장을 이용해 열을 내는 '인덕션'과 열선이 상판을 직접 가열하는 '하이라이트'로 나뉜다. 인덕션은 화재의 위험이 없지만 별도의 전용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하이라이트는 가스레인지와 유사한 직접 가열방식이지만 불이 날 가능성이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레인지의 판매량은 2016년 3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80만대를 기록, 올해 100만대 돌파 여부가 관심사다. 통상 가전제품의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으면 필수가전으로 분류한다.

지난 3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샘표 우리맛공간에서 열린 2019년형 삼성 전기레인지 인덕션 쇼케이스에서 모델이 셰프컬렉션 인덕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지난 3월12일 오전 서울 중구 샘표 우리맛공간에서 열린 2019년형 삼성 전기레인지 인덕션 쇼케이스에서 모델이 셰프컬렉션 인덕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전자랜드에서 판매된 전기레인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3일까지 판매된 전기레인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전기레인지의 판매 비중은 가스레인지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 4월 전자랜드의 자료에 따르면 전기레인지 판매 비중은 2017년 33%, 2018년 37%, 2019년 1분기에는 52%까지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도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판매 비중이 지난해 각각 56%, 44%였다가 올해 들어 전기레인지가 역전했다고 밝혔다.

전기레인지의 성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다. 전기레인지는 유해가스와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고 외부 미세먼지로 실내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공기 오염을 막아준다.

가스레인지에 비해 위생과 청결 관리가 용이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술 향상으로 에너지효율은 가스레인지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조리시간이 단축되고 에너지 사용이 절감된다.


[가전만사]'뜨는 新가전' 전기레인지, 필수가전 될까
전기레인지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기업이 뛰어든 것도 전체 시장의 성장을 부추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K매직 등 기존 중소업체가 주로 판매했는데 LG전자, 삼성전자가 들어오면서 1,2년새 시장이 커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는 지난 2월 '셰프컬렉션'을 포함해 기존 4종에서 9종으로 인덕션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점유율은 SK (161,300원 ▼700 -0.43%)매직이 18%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LG전자 (90,600원 ▼1,600 -1.74%), 쿠쿠, 쿠첸 등 후발 업체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시장점유율이 집계되지 않는 영세 및 해외업체의 점유율이 약 40%에 달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기레인지는 주방용 2구, 3구 외에도 1구 시장 규모가 크고 B2B(기업간거래) 시장도 난립한다"며 "메인 플레이어를 다 합쳐도 60% 정도에 불과하고 40%는 떠있는 시장이다. 아직은 시장이 잡혀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점유율 1위인 SK매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전기레인지 전체 판매량은 60만대로 분석된다. 같은 추세라면 올해 100만대 돌파가 어려워 보인다. SK매직 관계자는 "자체 집계로는 지난해 판매량이 75만대였고 올해는 9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기레인지의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방문화가 발달하면서 메인 주방뿐 아니라 아일랜드식탁, 1구 포터블 등 다양한 쓰임새로 화구가 다변화돼 전기레인지가 성장하는 추세"라면서도 "한국은 직화 식문화가 있어 가스레인지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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