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10~15년 걸리는 긴 과정"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0.0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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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오버홀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위원 "북한, 핵보유국 인정 땐 핵기술 내다팔 것"

윌리엄 오버홀트(William Overholt)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애시센터 선임연구위원/ 사진=본인 트위터윌리엄 오버홀트(William Overholt)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애시센터 선임연구위원/ 사진=본인 트위터


"북한 비핵화는 북미 양국이 서로 '주고 받기'(quid pro quo)식의 작은 합의를 시작으로 상호 신뢰를 쌓고 단계적으로 더 큰 합의로 나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10~15년이 걸리는 긴 과정이 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동아시아 전문가인 윌리엄 오버홀트(William Overholt)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애시센터 선임연구위원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에서 열린 토론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경제개혁을 하지 않는 한 앞으로 수십년 뒤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것이 김 위원장을 북미 비핵화 합의로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합의를 잘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를 대가로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지원키로 한 '제네바합의'를 미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트럼프 행정부도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버홀트 연구위원은 "지금까진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 체제가 잘 작동해 왔지만, 만약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다면 국제사회의 핵확산은 겉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은 경제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 것이고, 핵기술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결국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핵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북한은 경제개혁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 등 해외자본이 과도하게 들어와 북한 경제가 이들 국가들에 경제적으로 흡수될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미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이끄는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스톡홀름 알란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도 이날 스톡홀름에 도착, 협상 준비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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