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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관광진흥기금' 위한 출국납부금, 항공사 배만 불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10.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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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출국납부금 징수 원가공개 거부로 조정 난항…김영주 의원 "출국납부금은 준조세, 수수료 인하해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우리 국민들이 해로 출국할 때마다 1만원씩 내는 출국납부금 중 100억 원이 매년 항공사와 공항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수료를 대폭 낮춘 공항과 달리 항공사들은 20년째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어 국민 세금으로 항공사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국납부금은 3841억 원으로, 이 중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이 항공사에 돌아갔다.

출국납부금은 △관광산업 기반 조성 △관광여건 개선 △국외여행 편의 제공에 필요한 '관광진흥개발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1997년 도입됐다.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며 매년 증가세다. 인천공항에서 징수된 출국납부금이 2014년 1907억 원에서 지난해 302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표=김영주 의원실/표=김영주 의원실
하지만 이 돈이 모두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출국납부금은 항공권을 발권할 때 자동적으로 납부되는데, 이에 따른 징수 수수료 명목으로 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가 전체 금액 중 5.5%를 가져간다.

특히 항공사에 돌아가는 몫이 크다. 인천공항의 경우 5.5% 중 항공사가 5%를 가져가고 인천공항공사가 나머지 0.5%를 받는 구조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상위 10개 항공사가 지난해 취득한 수수료는 110억 원에 달한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13억8000만 원을 받았다.

김포공항을 비롯, 7개 지방공항(김해·제주·대구·청주·무안·양양)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징수된 출국납부금이 총 927억 원인데 항공사가 가져간 수수료는 41억 원, 한국공항공사가 가져간 수수료는 9억원이었다. 이들 공항의 출국납부금은 항공사가 4.5%, 한국공항공사가 1%를 가져간다.

문제는 해외여행객 증가로 출국납부금의 규모가 커지고, IT기술 향상으로 항공사들이 20년 전과 달리 출국납부금 징수·정산비용 부담이 줄었는데도 수수료율을 낮추려는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2008년 기존 7.2%의 수수료율이 5.5%로 하향 조정됐지만, 인천공항공사의 수수료만 2.2%에서 0.5%로 인하됐을 뿐, 항공사들은 5% 수수료율을 유지했다. 나머지 7개 공항에서도 한국공항공사의 수수료율만 3%에서 1%로 낮춰졌다.

/표= 김영주 의원실/표= 김영주 의원실
결국 항공사들은 단 한 차례로 징수 수수료율을 조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지난 3월과 7월 공항공사, 항공사와 출국납부금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협의를 가졌지만 항공사들이 출국납부금 징수 원가공개를 거부해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의원은 "준조세 성격의 출국납부금의 징수 수수료로 항공사들이 과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데, 항공사들이 원가공개를 하라고 해도 거부한다"며 "정부에서 눈 먼 돈이라고 생각하면 안되고 문체부 뿐 아니라 관련 부처가 항공사들이 가져가는 수수료 인하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전체 출국납부금 총액이 늘었다는 점을 공감해 인하 문제를 협의 중"이라며 "현재 한일관계 악화로 항공사들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며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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