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스코와 사회적가치 창출 협력한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9.10.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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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이념 같아…"사회적 가치 창출 모범 기업은 유니레버"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사진=머니투데이 DB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사진=머니투데이 DB


SK (179,500원 ▼3,100 -1.70%)그룹이 포스코(POSCO (424,500원 ▲3,500 +0.83%))와 사회적 가치 창출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강동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 담당(상무)은 이날 서울 서린동 SK 본사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경영 설명회에서 "포스코 경영이념인 '기업시민'과 SK '사회적 가치' 개념은 비슷하다"며 "양사가 회장단 회동 이후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데 공감하고 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적 가치 확산 측면에서 포스코와 여러가지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며 "포스코도 기업시민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준비 중이고 SK가 사회적 가치 측정 노력을 1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만큼 측정작업을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표준화 작업도 포스코와 협력 가능하며, 각 사의 비즈니스가 다르지만 광양·포항·울산 등 양사의 공장이 있는 지역사회 중심의 협력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월 13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유정준 SK E&S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등 계열사 경영진 1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각각 재계 3위와 6위인 두 그룹이 액화천연가스(LNG), 석유개발사업 분야의 협력을 넘어 2차전지(배터리) 산업에서 협력을 도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날 SK 발표에 따르면 양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회 공공선을 높이는'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서도 협력을 추구하기로 합의했다.

SK는 이밖에 이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표 기업으로 기존에 알려졌던 탐스(TOMS) 외에도 유니레버(Unilever)를 예로 들었다. 신발제조 기업인 탐스는 기업의 이윤추구는 물론 사회적 가치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이다.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장(전무)은 "유니레버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가 폴 폴먼 회장이 10여 년 전 취임한 후 ESG(Environment·Society·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조하면서 회사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많이 바꿨다"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소비재를 파는 기업이지만 소비재들이 가급적 인류의 건강과 공익을 증진하는 제품으로 많이 바뀌었다"며 "이를 통해 유니레버는 경제적으로 보상을 받고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등 탁월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앞으로의 기업은 이런 '포지티브성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대를 제쳐야 하는 '제로섬 경쟁'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기술개발·인재양성 등 서로 경쟁하면서 모두가 발전하는 길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도 이런 포지티브성 경쟁이라고 해석했다.

정 전무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소요되는 비용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언급했다. 기업이 이를 단순한 사회공헌으로 본다면 비용으로 간주되기에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의 영역에서 봐야 한다는 밝혔다.

그는 "아직은 기준이 명확하진 않지만,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노력이 향후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시장에서 기업 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며 "그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빠른 속도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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